청소년선도, 그들만의 공간이 중요
청소년선도, 그들만의 공간이 중요
  • 경남일보
  • 승인 2015.06.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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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범죄를 줄이기 위해 우범지역의 환경을 바꾸는 셉테드(CPTED·범죄예방 환경디자인)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어둡고 사람들의 왕래가 드물어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힘이 약한 또래를 유인, 폭력을 구사하기도 하는 우범지역이 도심의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곳에 가로등을 설치, 밝게 비추고 CCTV를 설치하고 벽화를 그려 분위기를 바꾸었더니 범죄율이 30%나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진주시 대안동의 일명 ‘담배골목’은 도심속의 우범지역으로 지목됐으나 이제는 분위기가 바뀌어 누구나 다닐 수 있는 밝은 거리가 됐다는 것이다. 경남경찰청은 현재 도내 22곳의 우범지대의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앞으로도 이 같은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담배골목과 같은 그들만의 은밀한 장소가 없어지면 그들은 어디로 갈까. 담배거리가 없어진다고 해서 우범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더 은밀한 그들만의 장소를 찾아 옮겨갈 것이 분명하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건전한 놀이문화와 여가선용을 위해 모일 수 있는 시설이나 공간이 더욱 필요하다. 젊음의 힘을 건전하게 발산하면 탈선은 그만큼 줄어들기 마련이다.

청소년들은 간섭받기를 싫어한다. 그들만의 은밀한 장소로 스며드는 것이다. 진주의 담배골목도 도심속의 한가하고 은밀한 곳이고 주변에는 유흥시설이 즐비한 곳이다. 아마도 이들은 또 다른 은밀한 곳을 찾아 이 시각에도 그들만의 공간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셉테드에 대한 당장의 성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우범지대를 없애고 난 이후의 청소년 놀이문화 변화와 이동경로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을 건전한 놀이문화와 여가선용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청소년 선도의 종결이다. 우범지대에서 나와 밝은 세계에서 생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은 기성세대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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