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메르스의 교훈
[객원칼럼] 메르스의 교훈
  • 경남일보
  • 승인 2015.07.0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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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과장)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급습해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고 회의나 행사가 취소돼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우리 의료체계에 있어 문제점을 교훈 삼아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으면 계속적으로 소를 잃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삼성병원 응급실에서 슈퍼 전파자로 인한 전국의 병원을 한때 공포로 몰아넣었다. 창원에서 발생한 환자는 정형외과 문제로 서울삼성병원을 다녀와서 창원의 세 군데 병원을 다녀온 뒤 증상이 발현돼 많은 격리 대상자를 발생시켰다.

서울까지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 아닌 경우에도 쉽게 여러 곳의 병원을 다니는 것도 우리 의료체계의 문제이다. 물론 환자가 병원과 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있지만, 그런 경우에는 의료보험이 아닌 자기비용을 들여서 해야 할 것이다.

각 도마다 대학병원이 있고 국내외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은 훌륭한 의사들이 있는데도 서울로만 가려고 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또 각 지역의 전문병원들도 의료수준이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의사들이 근무하고 있는데도 서울로만 가려고 한다. 병이라는것이 일회성 치료가 아닌 계속적인 경과를 보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지역의료기관이나 동네병원을 잘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메르스가 우리나라에서 극성인 이유 중의 하나는 너무 쉽게 환자를 면회하는 우리 문화이다. 단체로 면회를 오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되는데, 앞으로는 가족에게 위로를 전하고 각 병원은 면회에 대한 통제가 있어야 하겠다. 그리고 전염병에 대한 정보는 개인정보를 제외하고는 의료진이나 국민에게 공개돼야 한다. 가택 격리는 실효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방법으로 보건소에서 전화로 확인만 하는 방법은 재고돼야한다.

메르스가 사회 지역전파는 하지 않고 감염성이 높은 환자에 의한 병원내 전파를 하는 질환으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전염성이나 중증도가 낮다고 보고돼 있다. 현재의 추세로는 곧 메르스도 조절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결핵환자가 합병증으로 평균 하루에 6명 정도 사망하는 것에 비교하면 메르스는 그다지 높은 전염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 질환인데, 초기대응의 잘못으로 서울삼성병원이 메르스의 성지가 돼버린 느낌이다. 메르스를 교훈 삼아 우리의 의료체계와 전염성 질환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 특히 응급실에는 면회를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 병원 방문객에 대한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 새로운 전염성 질환 발생시 통제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너무 쉽게 병실을 방문하는 문화를 이번 기회에 바꿀 필요도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한때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너무 쉽게 여러 병원을 백화점 쇼핑하듯이 다니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 부모님이 중병에 걸려도 서울로 갈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의료시설이나 질이 지방에도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과장) 객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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