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진주대첩 그리고 역사의식
[특별기고] 진주대첩 그리고 역사의식
  • 경남일보
  • 승인 2015.07.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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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룡 (경상대학교 외래교수)
역사를 경시하는 민족은 반드시 혹독한 경우를 다시 당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역사는 다시 반복되기 때문이다. 진주는 예로부터 남강을 끼고 넓은 분지가 발달하여 남부지역의 중심이었다. 특히 임진왜란 때에는 영남과 호남을 잇는 중간지역에 위치하여 1, 2차 임진 계사전투를 통해서 임진왜란의 분수령이 되는 계기를 만들고 호남을 방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1차 전투는 김시민, 이억기, 성수경 등의 활약으로 3800여명의 군사로 2~3만의 일본군을 상대로 7일 간의 전투에서 승리한 진주대첩으로, 이 전투는 임진왜란 중 육지에서 아군이 거둔 첫번째 승리로 향후 임진왜란의 판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호국의 빛나는 발자취를 진주가 보존하는 상태는 다소 미흡하다는 느낌이 든다. 우선 지금 진주성 주변, 촉석공원에는 진주대첩을 느낄 수 있는 변변한 대첩기념관이나 조행물이 미흡하다. 임진대첩 계사순의 기념탐이 있으나 이것으로는 진주대첩의 빛나는 승전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필자의 기우일까. 가까운 의령 홍의장군 곽재우의 정암진 전투 승전비와 조형물은 당시의 모습과 승전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새로 조성되는 진주대첩 광장에는 김시민 장군뿐만 아니라 당시 장수들의 활약상도 명시함이 마땅하다. 진주대첩은 진주가 기념하고 널리 내세울 수 있는 좋은 테마를 진주의 후손들은 아직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고 있다.

임진왜란 삼대 대첩의 하나인 행주대첩(1593년 음력 2월)을 기념하는 고양시는 올해 3월 14일 422주년 행주대첩제를 개최했다. 5년 전에 만시지탄으로 발족해 11월 중순(진주대첩일 음력 10월 10일) 개최되는 ‘진주대첩’ 기념제는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에 밀려 아직 자리를 못잡고 있다. 진주대첩 집행부의 미숙한 홍보와 집행, 개천예술제, 유등축제 집행부의 아집과 역사의식 부족이 한몫을 하고 있다. 작년엔 축제의 중복성을 피한다는 명목으로 진주시와 한국예총 진주지회는 개천예술제 마지막 날에 진주대첩 행사를 끼어 넣어 진주대첩를 기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진주대첩을 더욱더 폄하하는 것이라 본다. 개천예술제, 유등축제, 그리고 드라마 페스티벌로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날 진주대첩을 기념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으며 진주대첩의 의미를 깨달게 할 수 있을까. 개천예술제는 말 그대로 예술분야의 축제와 경연장으로, 유등축제는 남강의 아름다움을 살린 낭만의 장으로, 그리고 진주대첩제는 11월 중순에 개최해 호국정신을 일깨우는 역사의 한마당이 돼야겠다.

한 달 간격의 축제 중복성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개천예술제 기간 중에 거행하는 진주시민의 날(양력 10월 10일)을 진주성 1차 전투의 승전일인 음력 10월 10일(양력 11월 중순)로 하면,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로 인한 교통체증을 피하고 진주대첩을 기리면서 진주시민의 화합을 다질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을까. 한편 진주대첩 기념제가 개최되는 11월 중순은 매년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시기라 고교 3학년인 후손들에게 진주대첩을 의미를 알려 호국정신을 일깨우는 축제의 한마당을 기획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진주시는 세 단체(개천예술제 재단, 유등축제 그리고 진주대첩)의 역할을 잘 조정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역사를 망각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으며 그 대가를 반드시 치러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진주대첩제가 빠른 시간 내에 자리잡도록 지원해야겠다. 
손병룡 (경상대학교 외래교수)
 
손병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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