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 세월 지나 작품집 낸 중학교 동창
60여년 세월 지나 작품집 낸 중학교 동창
  • 곽동민
  • 승인 2015.07.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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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필·성종화·정봉화씨 ‘남강은 흐른다’ 출판
60여년 전 6·25전쟁 당시 진주중학교 같은 반에서 만나 문학을 꿈꿨던 3명의 동창생이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함께 작품집을 냈다.

남강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필(78) 시인, 성종화(78) 시인, 정봉화(78) 수필가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정식 문단에 등단한 적은 없다. 그러나 같은 중학교 같은 반이라는 인연으로 만나 평생을 함께 우정을 나누며 살아왔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인연인데, 문학이라는 같은 뜻을 품고 이번에 함께 고향을 추억하는 문집까지 냈으니 그 인연의 소중함은 말로 다 하기 힘들다.

교직으로, 법조인으로, 군인에서 기업가로 서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살아온 동갑내기 친구들이 어린시절 문학에 대한 열정을 되살려 펴낸 책은 그간 써내려간 시와 수필, 편지 등을 담은 ‘남강은 흐른다’다.

이미 80여년에 가까운 생을 살아오며 겪어온 삶의 희노애락을 은은하고 조용히, 어루만지듯 써내려간 글들이 눈에 띈다.

진주 진양호 실향민의 마음을 노래한 싯구도 마음에 와 닿는다.

‘그곳에 닿자/ 달아오른 그의 마음/ 옷도 벗지 않고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중략… 그가 돌아본/ 그의 옛집/ 초등학교/ 외갓집 가던 무밭 길은/ 시간이 정지된 채/ 모두 진양호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정재필-어떤 귀향 중)

정봉화 작가의 ‘내 아내를 소개합니다’에서는 인생의 황혼녘에 들어서야 담담히 ‘아름다운 나의 아내’에게 전하는 감사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처럼 그간 살아온 인생의 경륜을 어렵지 않게 풀어낸 시와 파란만장한 인생의 역정을 지나며 겪은 삶의 편린들을 엮어낸 수필을 두고 강희근 경상대 명예교수는 ‘후문학파’라고 일컫고 있다.

강 교수는 작품집 뒤편에 쓴 작품해설에서 “필자는 세 작가를 언급하면서 ‘후문학파’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고 말을 했다. ‘선인생 후문학’을 줄여 부르는 것”이라며 “작품을 창작하는 면에서는 기초적이지만 ‘선문학파’가 이룰 수 없는 인생론적인 노숙, 노련, 노장의 내질이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평하고 있다.


곽동민기자 dmkwak@gnnews.co.kr



 
남강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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