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 임자 있어요
그 자리 임자 있어요
  • 경남일보
  • 승인 2015.08.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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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자 (김해시 시민복지과 장애인 복지담당)
황숙자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매일 치르는 전쟁 중 하나가 주차전쟁이다. 특히 퇴근시간에 주차공간이 없어 아파트단지 내를 빙빙 돌며 고생하는 일이 잦아 주차공간 확보에 열을 올리고 때로는 입주민 간 다툼도 불사한다.

이러한 주차난에 허덕이다 보면 늘 쳐다보게 되는 곳이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이다. 주차구역도 넓고, 출입구에 인접해 있으니 주차전쟁을 피하는 곳으로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곳이 있을까. 이렇게 우리는 너무도 단순한 이유로 불법을 선택한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은 협소한 주차공간에서는 승·하차가 어려운 장애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특별히 법으로 만든 곳이다. 따라서 비장애인은 당연히 이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쟁 같은 주차난 속에서 왜 그곳이 주차하기 안성맞춤인 걸까. 그 답은 상당수의 많은 사람들은 그곳에 주차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주차전쟁에 이어 매일 맞이하는 것이 주차질서다. 가능하면 이중주차를 피하고 부득이하게 잠깐 동안 이중주차시에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어 두며, 전화번호를 와이퍼에 꽂아두는 매너,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에 불법주차를 하지 않는 것 또한 이러한 ‘주차질서’에 해당된다.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지켜야 하는 주차질서는 존재하고, 그중 특히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은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법으로 정한 만큼 매너나 배려 차원이 아닌 일종의 ‘주차규칙’이다. 이미 다른 사람이 약자를 배려해서 비워 놓은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내가 주차한다면, 비워 놓은 사람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 될 것이며, 이곳을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인은 불편을 겪는다.

그런 연유로 장애인 주차구역 단속 관련 문의가 폭증하고 매일 50건 이상 일반 시민들로부터 위반신고가 들어온다. 또한 위반신고 통지를 받은 시민은 불가피하게 잠시 주차했으며, 과태료 부과에 대한 내용은 전혀 몰랐다며 선처를 구하기도 한다.

그러니 전쟁같은 주차난 속에서도 주차규칙을 준수하고 비싼 주차요금 10만원의 과태료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서는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은 비워 두어야 할 것이다. /황숙자 (김해시 시민복지과 장애인 복지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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