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9.2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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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렛패커드의 여성 CEO였던 칼리 피오리나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는 1954년 텍사스 주 오스틴(Austin)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중세 역사학 및 철학을 전공한 다음 졸업 후 9명의 직원이 있는 회사의 비서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디뎠다. 변호사였던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로스쿨에서 법학 공부를 시작한 적도 있었지만, 1학기 만에 과감히 학업을 포기하고 결혼한 다음 이탈리아로 1년 간 떠나게 된다. 귀국 후 메릴랜드 대학에서 경영학 공부를 한 다음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고객의 커피를 타는 일에도 최선을 다한 그녀를 눈여겨본 상사의 권유로 그는 AT&T의 영업사원으로 자리를 옮겼고, 10년 만에 AT&T 네트워크 부문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됐다. 1996년에는 통신회사 루슨트(Lucent) 테크놀로지로 옮겨 빠른 속도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래서 1998년에 포천지는 ‘미국 기업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한 바 있다.

1999년에 드디어 휴렛팩커드(HP)의 CEO에 임명됐다. HP가 CEO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도 1938년 창사 이래 피오리나가 처음이었다. 여성 리더십 역사의 산 증인으로 통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칼리 피오리나가 HP CEO로 영입될 당시 그녀의 영입소식만으로도 HP의 주가는 2달러68센트 뛰었고, 그녀의 전 직장 루슨트 사의 주가는 1달러 87센트 떨어졌다. 2005년 초까지 약 5년 6개월 간 HP를 이끌며 ‘IT여제’라는 별칭까지 얻었지만, 2001년 PC 부문 강화를 위해 주주와 이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250억 달러를 들여 컴팩(Compaq)을 인수하면서 갈등을 빚게 된다. 이는 HP 인수합병(M&A)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 이후 인수 조건과 효과 등을 놓고 피오리나는 이사회와 마찰을 빚어오다가 PC 시장에서 델(Dell) 등에 밀리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실제 HP는 컴팩 인수 10년 후인 2011년 이를 120억 달러 손실 처리했다. 결국 피오리나는 취임 이후 HP 주가를 절반 이상 하락시키는 것에 책임을 지고 2005년 2월 불명예 퇴진하게 된다.

그녀가 퇴진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998년 인터넷 붐을 기회로 활용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 델 컴퓨터와 같은 경쟁사들의 약진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그녀는 다분히 권위적이고 관료적인데다가 폐쇄적이며 내향적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평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리 피오리나는 미국 비즈니스계의 유리천장을 뚫은 ‘최고의 여성 CEO’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1999년 HP 최초의 여성 CEO에 취임해 3만 명의 직원을 해고하는가 하면, 컴팩과의 합병을 성사시키는 등 회사 내부의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벼랑 끝에 섰던 휴렛패커드를 성공으로 이끌며 강력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그래서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여성 CEO’로 6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피오리나는 수많은 ‘최초’ 기록을 세웠다. 그는 HP 최초의 외부 출신 회장, IT 업계 최초의 여성 회장, 세계 상위 20대 기업 최초의 여성 회장이었다.

칼리 피오리나는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아놀드 슈워츠제네거와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의 자문을 맡기도 하였다. 그러나 2010년 캘리포니아 공화당 소속의 상원의원에 출마하여 550만 달러나 들였으나 패배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녀는 2015년 5월 4일에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피오리나는 국내에서 행한 한 특강에서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 외향성과 같은 성향이 아니라 어느 상황에서나 가능성을 찾아내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리더는 이끌어내는 조직의 장점과 능력,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같은 목적과 방향을 향해 이끌어내는 사람이지 경영 하나만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의 재능과 가치 있는 목표에 집중해 모두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라고 설명하였다./경상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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