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기 전에 滿山紅葉 구경
늦기 전에 滿山紅葉 구경
  • 경남일보
  • 승인 2015.10.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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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나무와 사람은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나뭇잎은 꽃 아닌 꽃인 단풍이 든 생의 마지막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 요즘 지리산을 비롯, 남도(南道)의 온 산이 단풍이 물들기 시작, 별천지가 따로 없다. 지리산권은 가뭄이 심하지 않아 말 그대로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가을 산야를 온통 울긋불긋하게 만드는 단풍의 아름다움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을의 속도라는 단풍이 물드는 것을 보고 마음이 설레지 않는 이가 있겠는가. 단풍은 매년 9월 말께 설악산 정상에서 시작, 오대산-치악산을 거쳐 지리산-소백산-월악산으로 이어진다. 내장산-주왕산-월출산까지 남하하면서 사라진다.

▶눈을 들어 온 산을 보면 진경산수화가 따로 없을 정도로 감탄이다. 보는 눈이 즐겁다. 가을이 무르익었다는 말이다. 겨울이 머지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한 해가 저문다. 단풍이 물든다는 건 잎이 늙는다는 것이다. 나무가 겨울을 보내고 새봄을 준비하기 위해 자식과 같은 잎과 이별하는 과정이다. 가을의 단풍은 아름답지만 나무는 슬프다.

▶4계절이 뚜렷한 한반도의 국토를 붉게 물들인 단풍이 머무는 절정 기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긴 단풍 여정의 혜택을 받는 강산이다. 노을처럼 화려한 만산홍엽을 보고 모든 것을 잠시 잊고 싶은 그런 계절이다. 늦기 전에 골든타임의 단풍 구경을 한번 떠나보심이 어떤가. 일부지역의 음주·소음으로 진동하는 가을산의 정화가 시급하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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