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10.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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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양궁 제조업체 윈앤윈과 박경래 대표
한국 양궁은 세계 최강이다. 선수나 경기성적만 그런 게 아니다. 한국산 활도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양궁장비 제조업체인 ‘윈앤윈’은 양궁장비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325명 가운데 169명이 이 윈앤윈이 생산한 활을 사용하는 등 대표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것이다. 1994년 2월에 설립된 윈앤윈 스포츠는 스포츠용품 볼모지인 한국에서 토종 양궁 브랜드로 세계적 기업 미국의 호이트(Hoyt)와 1, 2위를 다투며 세계 시장점유율 40%를 기록하고 있다. 윈앤윈의 박경래 대표는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70년대 국내 첫 양궁 남자 국가대표 선수였던 그는 80년대 양궁 코치로 전환한 뒤 85년에 국내 첫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안겼다. 86년 서울 아시안게임, 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연이어 금메달 소식을 전하였으며, 국내 첫 양궁 상임감독까지 지냈다.

한국 양궁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기억되는 박경래 대표는 세계 중하위권 수준에 불과하던 한국 양궁을 정상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감독직을 사퇴한 후 사업가로 변신해 연 매출 300억의 신화를 일궈냈다. 그의 놀라운 성공 비결은 바로 ‘양궁’에 대한 남다른 집념 덕분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취미 삼아 시작했지만 국내 최초의 양궁 국가대표 선수로 뽑힐 만큼 양궁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다. 그는 그 당시 국내엔 양궁 관련 서적이 한 권도 없었지만 영어와 일본어 공부를 하며 해외의 양궁 전문 서적을 모조리 섭렵했을 정도로 양궁이론에도 푹 빠져있었다 한다. 그때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 양궁을 세계 정상 자리에 올려놓은 박경래 대표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양궁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가 ‘활’인데도 불구하고 100% 수입품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주변에선 모두가 말렸지만 직접 ‘활 전문 제조’회사를 설립해 세계 최초로 카본 소재의 활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게 된다. 카본 소재의 활은 알루미늄보다 떨림이 적고 탄성이 좋아서 양궁 성적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박경래 감독이 만든 활을 든 국내 선수들이 세계 대회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했고 매출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였다. 지난 인천아시안게임을 뜨겁게 달구었던 양궁 경기장에서 시상대에 선 선수 중 1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의 손에는 윈엔윈에서 제조한 양궁이 들려있었다. 하계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의 경우 출전선수들의 50% 가량이 윈엔윈 활을 사용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의 호이트, 일본의 야마하와 같은 100년 가까운 전통의 브랜드가 전 세계 양궁 활 시장을 독식했던 것을 순식간에 뒤집어 전체 양궁 활 시장의 40% 이상을 윈엔윈이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자국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일본 양궁 선수들이 100% 윈엔윈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일본의 야마하로 하여금 양궁 생산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반전이 가능했던 것은 ‘기록싸움’에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었다. 양궁 활은 시위를 팽팽하게 당겼다가 놓는 순간의 충격에 따라 기록이 크게 좌우된다. 이러한 원리를 너무나 잘 알았던 박경래 대표는 활에 적용되는 소재의 연구개발에 매달리게 되었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국 ‘카본’이라는 소재를 도입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윈엔윈 활의 적중률은 그 어떤 활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되어 세계적인 선수들로 하여금 과감히 활을 교체하게 만들었다. 현재 윈엔윈 활의 핵심은 바로 ‘나노카본’이다. 윈엔윈이 개발한 나노카본은 기본 카본 대비 50~100%이상의 성능 향상을 가져왔으며, 실제 활에 적용되었을 때 순간 충격을 40%나 절감하는 효과를 구현했다. 양궁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게 된 윈엔윈은 자전거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위아위스(WIAWIS)’라는 브랜드로 시장 개척에 나선 윈엔윈은 이미 각종 바이크 레이스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윈앤윈 박경래 대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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