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기초 질서와 인성교육은 가정에서부터
[교단에서] 기초 질서와 인성교육은 가정에서부터
  • 경남일보
  • 승인 2015.11.05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숙향 (화개초왕성분교장 교사, 시인)
지난달 진주 진성교육단지에서 제3회 경남과학수학페스티벌이 열렸다. ‘수학으로 통(通)하고 과학으로 감(感)잡다’라는 주제로 경남과학교육원 및 영재교육기관 등이 총 6개 분야에 130여개 체험부스를 설치했다.

필자 역시 휴일을 반납하고 영재교육원 부스 운영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학생들의 진지함 속에 우리의 미래가 밝아지겠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창의적인 체험을 하고 체험물은 모두 가져가는 무료서비스로 진행되는 내내 인사를 건네는 학생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몹시 씁쓸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학부모는 순서를 예약하는 과정에서 부스 운영자들에게 큰소리로 짜증을 내기도 했고, 부스 운영자들 틈에서는 질서의식과 친절함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가 하면 참여자들의 태도와 질서의식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럽 선진국에선 순서를 기다리는 것엔 당연히 순응하고 지켜가는 문화를 보여준다. 일본의 경우 그들의 몸에 밴 질서의식과 공중도덕은 교통질서에서 보아도 끼어들거나 과속질주를 한다거나 하는 차량은 보이지 않고, 천재지변이 일어나 생사의 기로에서도 집단적 질서의식을 보여 세계를 놀라게 한 적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참화가 발생하면 어떠한 광경이 펼쳐질까.

우리는 얼마 전 세계 최초의 인성교육을 법제화시킨 바 있다. 인성교육은 학교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학교가 인성교육 장(場)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지식교육의 한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아이가 교실에서 부적응으로 주의가 산만해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선생님이 보호자를 불러 주의산만이 해소될 때까지 등교를 정지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가정에서 행동을 교정해 수업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때 비로소 등교를 시킨다고 한다.

인성교육은 먼저 가정에서 이뤄져야 한다. 아이들의 유년은 교육적으로 잘잘못의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결정적 시기’라고 한다. 아무리 학교에서 지식을 가르쳐 봐야 가정에서 부모의 행동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면 학교교육의 지식은 정착되지 않는다.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부모나 형제자매들의 행동을 보고 배우며 이뤄지고 사회는 인성교육 실천의 장이 되는 것이다. 그 실천의 장이 된 사회에서 행동은 다시 피드백이 돼 인성교육이 실현된다고 볼 수 있겠다.

 
최숙향 (화개초왕성분교장 교사, 시인) 교단에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