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암보다 더 무서운 것이 치매라고 한다. 몸은 살아 있는데 심리적인 자기 존재가 사라진다는 불안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결과에 의하면 ‘12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18%로 환자수는 54만1000명으로 추산한다. 치매 유병률은 계속 상승해 환자수도 2030년에는 약 127만 명,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으로 매 20년마다 약 2배씩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상황에 선제대응하고 미래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대안을 고민해보자.
먼저 치매관련 질환의 비용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 직접 치료비용은 2010년 기준 8100억원이며 1인당 총 진료비는 연간 310만원으로 5대 만성질환 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회 경제적 비용을 포함한 국가 총 치매비용은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10년 마다 두 배로 늘어나는 추세다. 환자 본인의 고통은 물론 가족들과 사회의 틀을 넘어 국가 전체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한 질병 빈곤층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 치매학회 조사에 따르면 간병인 27%는 간병 부담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51%는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등 78%가 간병 부담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치매환자를 도맡아 보호·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전체 치매환자의 절반가량이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개인과 가족, 그리고 국가 등 각 주체별 바람직한 대처방안을 제언한다.
둘째, 치매의 여러 발병 원인 중 하나로 스트레스가 꼽힌다. 평소 가족간에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자주하고, 꼭 껴안아주는 것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엔돌핀이 돌아 달갑지 않은 불청객 스트레스를 물리칠 수 있다.
이제는 가정의 노력과 더불어 국가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도 치매관리법을 시행하고 국가 치매관리 종합계획도 발표했다. 환자의 조기 발견과 맞춤형 치료대책 마련 등 치매환자 관리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나아가 가족의 간병 부담을 줄이고 더 많은 치매환자가 정부의 간병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등급 판정기준을 완화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치매를 예방하는 일은 내 자신을 위하는 길이다.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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