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급 출전…런던서 못 이룬 그랜드슬램 재도전
원숭이의 해인 2016년, 원숭이띠인 한국 태권도의 간판스타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이 4년 전 못 이룬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한다.
이대훈은 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68㎏급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부터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올림픽랭킹에 따라 체급별 상위 6위 안에 든 선수에게 자동 출전권을 주기로 하면서 이대훈은 대륙선발전이나 국내선발전을 거치지 않고도 일찌감치 리우행을 확정지었다.
이대훈은 2015년 12월을 기준으로 남자 68㎏급 1위에 올라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이대훈은 일찌감치 세계 태권도계를 호령해왔다.
한성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한국 태권도 대표팀에서 최연소이자 유일한 고교생이었던 이대훈은 남자 63㎏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더니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한국 태권도의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2011년 경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같은 체급 금메달을 목에 걸어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이대훈은 2012년에 런던 올림픽에 앞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올림픽 준비차 58㎏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안게임의 절반인 남녀 4체급씩, 8체급으로 나눠 기량을 겨룬다.
남자부는 58㎏급, 68㎏급, 80㎏급, 80㎏초과급으로 체급이 갈린다.
이대훈의 원래 체급은 63㎏급이었지만 올림픽에서는 58㎏급이나 68㎏급에 출전해야 했다.
이대훈은 런던 올림픽에서는 58㎏급을 택했다. 평소 3㎏ 정도 감량하고 63㎏급에 출전했던 이대훈은 이전보다 5㎏을 더 빼는 고통을 이겨내고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섰다.
하지만 16강, 8강전에서 잇따라 연장전을 치르는 등 체력소모가 많더니 결국 세계선수권대회 2회 연속 우승자이자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스페인)에게 결승에서 8-17로 져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런던 올림픽에서 우승했더라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는 ‘그랜드슬램’을 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최연소로 달성할 수 있었지만 물거품이 됐다.
이후 4년이 흘렀다. 이대훈은 다시 기회를 잡았다.
세계 태권도의 평준화가 가팔라진 상황에서도 이대훈은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3㎏급에 출전해 대회 2연패를 이루는 등 최강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
2014년에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이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 63㎏급 정상을 지켜 모두 대회 2회 연속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14년과 2015년에 연속해서 WTF 올해의 선수로도 뽑힐 만큼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태권도 스타가 됐다.
이대훈은 유연성이 좋고 하체가 길어 얼굴 돌려차기 등 안면 공격이 일품이다.
하지만 남자 68㎏급에서는 체격 조건이나 파워 면에서 앞선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그럼에도 이대훈은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대훈은 한국 태권도가 믿는 가장 확실한 리우 올림픽 금메달 카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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