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서 20대 여성 스토킹 40대男 살해
김해서 20대 여성 스토킹 40대男 살해
  • 박준언·김귀현기자
  • 승인 2016.01.1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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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7시 42분께 김해경찰서로 신고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앳된 목소리였다. “사람을 죽였어요.” 신고전화는 주소지를 불러주는 것을 마지막으로 끊겼다.

출동 장소는 김해시 서상동 소재 한 주택 앞. 피 묻은 옷을 입고 서성대는 여성을 발견했다. 여성의 집 안에는 남성이 피를 흘린 채 숨져있었다. 참극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체포된 A(23·여)씨는 담담하게 사건 경위를 풀어놓았다. 숨진 남성은 평소 A씨의 어머니와 알고 지내던 B(43)씨였다. A씨가 B씨를 알게 된 때는 지난해 7월. B씨는 이발을 하기 위해 A씨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미용실을 찾았다. 어머니와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사이라고 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 B씨의 문자가 이어졌다. ‘보고싶다’, ‘사랑한다’ 등 일방적인 고백이었다. 가끔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했다. 스토킹 석 달 째, B씨가 A씨의 집 앞을 서성였다. 다급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경찰 신고를 했다. 경찰과 가족들은 B씨를 달래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후에도 전화와 문자는 계속됐다. 그렇게 B씨의 스토킹이 6개월 간 이어졌다.

사건 당일에도 B씨는 열 차례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A씨는 전화를 받지 않다가 돌연 마지막 전화를 받았다. 통화 이후 A씨의 집을 찾은 B씨는 집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가 “묶여 있어도 괜찮다면 집에 들어오게 해주겠다”고 하자 B씨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의 집에 찾아온 B씨를 식탁 의자에 묶었다. 이미 B씨를 해할 생각을 한 뒤였다.

이어 A씨는 “나를 쫓아다니지 마라”고 했으나 B씨가 이를 거부했다. A씨는 이 대답 직후 B씨의 가슴, 배 등을 흉기로 찔렀다. B씨는 과다출혈로 인해 현장에서 숨졌다. 이후 A씨는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A씨는 약을 복용하는 등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며 “정신 질환 관련 판정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A씨의 정확한 범행 경위를 알아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박준언·김귀현기자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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