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 눈앞 동전에만 관심
[현장칼럼]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 눈앞 동전에만 관심
  • 허평세
  • 승인 2016.03.2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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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평세 (남부지역본부장)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가 운행과 동시에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통영을 찾아들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면서 전국에서 케이블카 설치 경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통영 관내에는 이들이 타고 온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교통지옥을 방불케 하지만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돌아가는 이들의 방문에 웃음꽃을 피우면서 교통흐름의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특히 청정해역에서 건져낸 특산품인 건어물과 활어시장 골목 주변 등은 평소에도 관광차량과 외래객들이 한데 섞여 교통경찰조차도 손이 모자랄 정도로 교통 혼잡상이 연일 재연되고 있다. 공휴일만 골라 특별히 단속하는 10여명의 단속요원들도 제대로 손 한번 쓰지 못하고 물밀듯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발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등 통영은 케이블카 덕분에 전국 관광지 대열에서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케이블카 개통 이후 시 관내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관광객들로 넘쳐나 이제는 통영하면 케이블카를 연상할 정도에 이르렀다. 2008년 4월 개통 이후 오는 4월이면 무려 1000만명의 누적 탑승객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인근 사천시를 비롯 거제와 산청 등 전국 일선 지자체들이 케이블카 설치에 뛰어들어 머지않아 개통을 앞두고 있는 등 케이블카 설치지역이 줄을 이으면서 그간 통영만이 누렸던 관광객 운집현상은 전국 각지로 분산 돼 관광객 감소현상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안으로 케이블카가 지나는 소나무뿐의 푸르기만 한 단조로운 색상의 풍경을 울긋불긋한 단풍나무 수종 갱신으로 새 단장해 설악산을 찾는 가을 나들이객까지 불러모아 경쟁력을 키우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미동도 없이 버티기만 해 앞날을 내다보는 주민들의 비아냥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지금의 케이블카 운영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탁상행정으로 끝날 것이 아닌가 하는 노파심마저 들고 있다.

실제로 소문만 믿고 기대 속에 케이블카 탑승 기회를 잡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은 달랑 케이블카만 탑승하고 난 후 다른 볼거리를 못 찾고 있고, 또 다른 유락시설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는 것을 뒤늦게 알고 즐거운 여행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고 있어 다양한 볼거리 등 관광지만의 특색 있는 체류형 유흥거리 조성도 절실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단풍철을 맞으면 관광객들의 발길이 절로 찾아들 수 있도록 권장해온 시민들의 한발 앞선 걱정은 온데간데없고, 눈앞의 밀려드는 관광객에만 흡족해 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눈먼 시책은 머지않아 다른 시·군의 해상 케이블카 등에 관광객들을 뻬앗기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따라서 통영시는 지금부터라도 수종 갱신작업과 동시에 체류형 볼거리와 즐길거리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해 통영은 국내외 관광객들로 꽉 차 미어질 것이다.

허평세 (남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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