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평범하고 가치 있는 삶
[월요단상] 평범하고 가치 있는 삶
  • 경남일보
  • 승인 2016.04.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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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살아온 지난날은 언제나 회안이 따르며 조용한 슬픔과 반성으로 현재와 미래를 잇는 소중한 자산이 되는 건 아닐까? 젊을 땐 젊다는 이유만으로 재능만을 믿고 부끄러움도 잊은 채 현실적으로 거리가 멀수록 환상에 가깝다면 더 좋은 꿈이라 여기며, 과정이야 어떠하든 결실만을 생각하는 삶이었는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인생이란 성공도 행복도 삶의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이라고 볼 때 중요한 건 과정이며 그 과정이야말로 우리 삶에 참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인생에서 반드시 거칠 수밖에 없는 젊은 날의 만용과 실수를 필요 없는 경험일 뿐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으리까? 젊은 날의 그런 시절이 없었다면 지금에 와서야 겸허한 삶을 어찌 살아갈 있으며, 감히 이 나이에 그때처럼 헛된 꿈을 과연 꿀 수는 있단 말인가? 비록 헤아릴 줄 모르고 분별력이 없는 시도였을지라도, 젊음이 저지른 그때의 실수는 실수가 아니라 바로 경험이었다고 말해도 좋으리라.

과정보다는 실현하려고 지향하는 일의 결실만이 최고라 생각하며 함부로 날뛰던 젊은 날이 결국 인생의 밑거름은 아니었을까. 나이가 많은 지금에 와서야 추론으로 풀 수 없는 삶의 짐을 끌러놓고, 긍정적이고 좋은 점을 지닌 채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이 얼마나 고마운가. 삶의 길에서 밑지기도 하며 때로는 베풀면서 살아간다면 그 과정이야말로 얼마나 멋지랴. 인생을 큰 굴곡 없이 사는 것도 평범한 성공이며, 진실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유 활동(思惟活動)의 방식이라 볼 수 있다.

누구나 욕심 부려 자녀들이 훌륭한 사람으로서 그 무엇을 남기기 위해 온갖 불행과 비극적 인생을 살아가기보다는, 평범하게 이런 저런 즐거움도 겪어가며 무난히 행복한 사람으로 아름답게 살아가기만을 바라자. 훌륭한 사람이 안 되면 어쩌랴. 그저 평범한 성공으로 즐겁게 살아준다면 얼마나 좋은가. 물론 평범하면서도 소박하게 살아간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러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아 삶의 속도를 줄이고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도록 하자.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평범한 삶의 과정이 행복이라고 한다면, 인생이란 황홀한 꿈을 실현하는 결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변함없이 한 걸음씩 걸어가는 그 삶의 과정이 보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각기 다른 형태의 삶일지라도 평범하면서 올바른 사고방식과 용기와 신념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며 가치 있는 삶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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