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9 (138)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9 (138)
  • 경남일보
  • 승인 2016.05.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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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김지원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9 (138)

“당골네 그 사람은 뭘 알고 그런 소리로 할꼬?”

“모시고 있는 신님이 알카줬것제 뭐”

킥, 킥, 웃는 소리가 나더니 은근한 소리가 다시 들렸다.

“다 그런 이유가 있니라”

“뭐 반조시니 뭐니 떠도는 말?”

“이봐라 지끔 와서 그런 소리 나부다시가 뭐할 끼고”

쉿, 그리는 입 모양이라도 보일 듯 제지시키는 분위기도 확연히 느껴졌다. 그러나 끈질긴 호기심은 물고 늘어졌다. 어린 쾌남도 어느새 담장에 바짝 다가서 있는 자신을 보았다.

“그게 무인 소린데?”

“그거 모리고 있었더나?”

“반조시가 뭔지는 알지만 그게 딸린 짚은 내막은 모린다”

“아는 거는 칠월 뀌뜨린데 그런데는 또 우찌 그리 순뚜베이고. 모리모 마 잠자코 있는 기 신간 편타, 모리는 대로 기양 있거라”

“하모, 그래. 아가리에 똥바가치 안 들어갈라카모 한 페에지 넹기자”

그러나 얘기의 범주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옛날부터 나무고 돌이고 오래 되모 다 신이 붙는다카는데 목신이 더 무섭단 말이 안 있나”

“으응, 그래서 성냄이 오매가 그리 자꾸 가스나만 놓는단 말도 있더라. 그걸 암서로 성남어매는 그리 기로 씨고 자꾸 나아재끼모 우짤란고”

“성냄이 오매 보수통머리 없는 성질 모리요. 미신이다 이기제. 그 사람은 자기 맴이 안씰리모 천하 없는 말도 안 듣는 성민께”

“그거야 친정 강씨들 본성이제. 이전에 그 집 작은아부진가 눈고 읍내 칼잽이 개백정들 편들고 나섰을 때도 안그랬소. 한번 옳다 싶은 생각이 들모 절대 안굽히는 뭐 의린가 뭔고 그기 쎈 내림이 있다카데”

“그래, 양반 체면도 없이 도판에 칼잽이 편을 들고 나섰시니 호적에서 파낸다꼬 집안 쌈꺼정 나고 난리가 났던거는 우리도 어른들한테 들었던거 아이가”

“그 덕에 돈 세상 되고, 죽을 때도 버들잎을 물고 죽는 다는 칼잽이들이 양반 안됐나”

“이배기가 우찌 그리 옆길로 새비맀노”

“하다본께 그리됐네. 그래 딸이라도 자꾸 낳다보모 설마 아들도 안 낳것나”

“참 성님도, 가스나 떼만 강생이 새끼 맹키로 우글우글 해보소. 내가 생각해도 징그럽소. 돼지새끼, 강생이 새끼라서 장에 갖다 돈을 살 수가 있나. 밥 돌라 옷 돌라 흥얼기리기 시작하모 참말로 환장 안하것소”

“그런데도 딱한 그 집 바깥양반은 바람에 단초꽃 씨 날리데끼 사시장철 여기저기 종자 뿌리고 댕기고”

“그기야 양딸도 주고 민며느리도 주고, 줄때는 에미 가슴 에이는 드키 가심 아파도 그것들이 세근 들어서 어마 아바 하고 찾을 때는 울이 되도 안 되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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