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두손에 내려 앉은 세월
아버지의 두손에 내려 앉은 세월
  • 박현영
  • 승인 2016.05.04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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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두 손에 세월이 내려앉았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의 새끼손가락만 쥐어도 ‘꽉’차던 제 손은 어느덧 아버지의 두 손을 ‘꼭’잡아 드릴 수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모진 세월을 다 가늠할 수는 없지만 홀로 외로웠을 당신의 손을 꼭 잡고 제가 알 수 없었던 세월들을 쓰다듬어 봅니다.


 
▲ 그래픽=박현영 미디어기자



류행수(70) “애들? 이 나이까지 애들 걱정하면 내 삶이 없잖아. 애들은 애들 알아 사는 거지” (웃음)

김수기(45) “내 손? 20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한 자랑스러운 손이야“

김기대(59) “이 손으로 애들 학교를 다 보냈지. 속상한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 애들이 자랑스러워”

강철홍(54) “돈이 많이 들었지 지금도 그렇고.. 그래도 보람돼. 애들 커가는거 보면”

강용도(49) “힘들지 교육시키고 하면, 큰 딸은 객지서 일하고 작은 놈은 군대를 갔는데 요즘 세상이 많이 팍팍해졌잖아... 내가 부모다 보니 애들 다 키워놔도 걱정이야 항상”

박춘욱(57) “5살 6살 전에 제일 이뻤지. 커가는 거 보고 있으면 좋고. 그리고 공부시킬 때가 제일 힘들고 지금은 밥 벌이하는 것 보면 대견하지”

양기석(47) “교육문제 환경문제 같은 것들이 제일 힘들었지. 그래도 애들이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문제 해결해 나가는 것 보면 대견하고 뿌듯해”

최우섭(47) “딱히 힘든 건 모르겠는데. 애들이 말을 잘 들었어. 그런데 애들이 참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엄청 대단한 직장이 아니어도 지들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 일하는 모습, 열심히 사는 모습 보면 좋아. 언제 저렇게 컸나 생각하지”

정호엽(54) “다 힘들지 안 힘든게 어딨나. 부모는 항상 자식한테 못해준 게 많아서 미안하고 힘들지. 근데 애들이 커가는 거 보면 참 좋아”

석주영(58) “크게 힘든 건 없었어. 애들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 가고 사회생활 처음 시작했을 때 좋더라고. 보람차고... 근데 요즘은 애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직장이 제대로 안 잡히니까 그게 걱정이지... 별 걱정은 없어. 힘든것도”

윤창호(62) “힘든 거 많지. 애들 업이 잘 되야 하는데 잘 안될 때... 사실 우리 애가 자영업을 하는데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파. 안쓰럽고…. 그래도 손주들이랑 집에 찾아올 때면 언제 저렇게 컸나 싶지”

박창호(40) “딱히 힘든 건 없어요. 애들이 아플 때, 봐줄 사람이 없을 때 마음이 아프지.. 맞벌이를 하다 보니 그런 게 제일 미안해요. 힘든 것보단… 내가 못 챙겨 주잖아. 그리고 그럴 때 부모님도 많이 생각나요. 그분들도 이러셨었겠구나… 하는 거지 뭐”

박성규(59) “공부시킬 때가 제일 힘들었어. 그래도 결혼해서 손 주보고하니 언제 힘든 시절이 있나 하지 요즘은”

백광현(68) “40~50대 때 공부시키느라 힘들었어. 좋은 건 글쎄 다 건강하면 됐지. 더 바라는 건 없어“

전석상(57) “일하다 보니 애들을 잘 못 돌봐요. 그럴 때 제일 힘들고 미안하고 마음이 안 좋아요. 일하느라 바빠서 애들한테 딱히 해준 게 없는데 애들이 학교서 상도 받아도고 알아서 잘 하는 모습 보면 너무 대견하고 고맙지”

서판동(64) “공부시키느라고 돈 많이 들어갈 때가 제일 힘들었어. 그래도 학교 가서 남들보다 잘해서 상도 받고 하면 그때 또 참 좋더라고. 지금은 직장 다니면서 지들 나름대로 자리 잡고 사는 거 보면 뿌듯하지“


박현영 미디어기자 hyun0@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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