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빈손의 법칙
[특별기고] 빈손의 법칙
  • 경남일보
  • 승인 2016.05.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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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섭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김종섭

많은 돈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바람의 욕망일 것이다. 하지만 돈뿐만 아니라 세상에 표면적으로 돌출된 모든 것도 과하면 독이 된다는 옛말이 있다. 그로 인해 과해진 욕심은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삶에 파문이 생겨난다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인해 화폐 가치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적어 보이는 돈마저도 가치는 여전히 실종되어 가지 않고 생명력이 있는 돈으로서 사람의 마음에 군림하여 지배한다. 결국 돈은 한계점이 없는 필연적인 가치 속에 꾸준히 사람들의 욕심을 부추기면서 탐욕해감을 알 수 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속으로 돌아가는 인생 삶을 알면서도 죽기 전까지도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끊임없이 부활하여 사람을 유혹한다

어느 변호사의 ‘수임료 100억’, 서민들에게는 상식선에도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돈의 액수를 받아 챙기고 끝내 법정구속의 상황까지 오고만 기사를 접했다. 올바른 가치관으로 정직성 있는 돈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왔던 이들에게는 세상 이면에 존재하여 가는 검은돈으로 인해 또 한 번 삶에 대해 열망하는 노력의 의지가 무너져 내렸다.

돈이라는 것에 대한 공평성 여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교육현장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돈은 늘 성실한 자에게 얻어지는 땀에 의한 대가성이라고 배워 왔다. 하지만 형평성과 공평성을 무시한 검은돈에 의해 굴욕을 당해가는 참담한 현실을 보게 되었다.

고인이 되신 이병철·정주영 두 분의 회장이 저승에서 만났다고 한다. 정주영 회장은 먼저 오신 이병철 회장에게로 찾아가 돈을 좀 빌려 줄 것을 간청하는 순간 “자네도 빈손으로 왔는가”라는 말씀을 하셨다는 누군가에 의해 빈손으로 돌아간 사후세계를 풍자한 글이 문득 떠오른다. 결국은 빈손으로 왔다가 나그네의 마음처럼 미련도 남길 여유 없이 빈손으로 가는 인생임을 이 대목에서만 보아도 절실히 느낄 수가 있다.

하지만 간혹 돈은 중심이 흩어져갈 때도 있다. 자신의 건강이 안 좋을 때는 돈의 욕망보다는 자신의 건강을 먼저 챙기려 하는 소망을 품어간다. 돈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는 어떤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열망 속에 돈을 좇아가는 지구촌의 일상을 흔히 볼 수가 있다.

어느 날부턴가 이유가 불분명한 허망함에 실의에 빠져들어 갈 때가 생겨난다. 자신의 온전한 삶을 잃어버린 시간도 잊고 돈에 과도한 욕심을 채우려다가 지나버린 세월에 대한 회의적 방종일 것이다. 내려놓은 연습은 어쩌면 빈손의 법칙을 인식해 가는 과정은 아닐까 싶다. 이로 인해 적당히 가지고 때에 따라 적당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의 행동을 스스로 실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행동양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고도 현명한 일은 또한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된다.

김종섭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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