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등산로 범죄…시민 불안감 고조
잇딴 등산로 범죄…시민 불안감 고조
  • 김귀현
  • 승인 2016.06.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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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범시설 사각지대·상대적 약자 노려
전국 각지의 등산로에서 잇따라 살인 등 강력 범죄사건이 발생해 ‘나홀로’ 등산객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야간 산행이나 나홀로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산행길 범죄가 이어지면서 조명이나 CCTV 등 방범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현재 지난달 진주 비봉산에 올랐다가 행적을 감춘 60대 여성의 실종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당시 등산로 입구 CCTV 화면을 통해 입산 사실이 확인됐지만 일부 목격자 진술 외에는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수락산 등산로에서 등산객 A(64·여)씨가 일면식도 없는 피의자 B(61)씨가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졌다. 당시 A씨는 마주치는 사람이 드문 좁은 등산로를 혼자 오르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피의자 B씨는 금품 갈취를 계획하고 피해 여성에게 돈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하자 흉기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발생 초기 경찰은 등산로의 입구가 많고 CCTV가 부족한 등의 이유로 용의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사건 당일 피의자 B씨가 경찰에 자수했다.

이어 사건 열흘 뒤인 지난 8일에는 의정부 사패산 8부 능선 등산로 근처에서 C(55·여)씨가 의복이 반쯤 벗겨진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당시 집과 가까운 등산로 입구에서 800m 가량 위에 있는 등산로 인근 바위 근처에서 엎드린 채 발견됐다. 검시 결과 C씨의 시신 상태를 미뤄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C씨가 먹다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물이 발견됐지만 신용카드는 소지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등산로 입구 주변 CCTV와 현장 증거물을 분석하는 등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창원시 무학산 8부 등산로 인근에서도 등산객 D(51·여)씨가 살해됐다. 검거된 피의자 F(47)씨는 정상에서 우연히 B씨를 보고 성폭행 충동을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등산로가 범행 현장화 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등산 인구가 늘면서 불특정 다수 중 범행 표적을 노리는 경향이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 대책으로 CCTV 확충이나 외진 등산로의 경우 인력을 동원한 순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홀로 산을 오르는 등산객이나 약자를 노린 범죄 사례가 늘고 있다”며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치안이 취약한 지점에는 방범시설 설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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