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령 소설집 ‘샹들리에’ 출판
김려령 소설집 ‘샹들리에’ 출판
  • 연합뉴스
  • 승인 2016.06.1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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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인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이 모두 영화로 만들어지며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소설가 김려령이 처음으로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을 냈다.

김려령 작가는 2007년 ‘완득이’로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10대들을 주인공으로 한 청소년소설을 꾸준히 써왔다. 작가는 청소년 주인공을 둘러싼 다양한 인간군상의 삶을 통해 이주민, 학교폭력 등 사회 문제를 날카롭고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 성인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이번 소설집 ‘샹들리에(창비)’ 역시 10대들을 주인공으로 하지만 인간 삶의 복잡다단한 측면을 깊이있게 담아낸 단편소설 7편이 실렸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에도 치명적인 오해와 날카로운 폭력이 숨어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다.

짧은 분량의 단편소설에도 강렬한 개성과 뚜렷한 목소리를 지닌 인물들을 등장시켜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여전하다.

수록된 작품들 중 연작소설 형식으로 이어지는 ‘그녀’와 ‘미진이’가 특히 흥미롭다. ‘그녀’는 할아버지 장례식을 치르러 시골에 내려간 주인공이 미진이라는 두 살 위 여학생을 만나서 싸우게 되는 이야기다. 시골 마을의 공동체적 삶이 지니는 밝고 어두운 측면을 동시에 다뤘다.

큰아버지 가족이 해외여행을 떠난 사이 할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뜨자 마을 사람들은 제 일처럼 나서서 걱정을 한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차남으로서 먼저 내려와 장례를 준비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버지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예전에 아버지가 고향에 내려올 때마다 ‘형하고 형수 용돈 좀 챙겨 줬냐?’며 시시콜콜 참견하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아버지가 한 차례 화를 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서 가장 욕을 많이 듣는 인물은 ‘그녀’로 지칭되는 미진이란 여고생이다. 몇 년 전 할머니와 살겠다며 이 마을에 나타난 미진이에게 마을 사람들은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챙겨주려 하지만, 미진이는 고슴도치처럼 날카롭게 반응한다.

그녀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미진이’다. 주인공인 미진이가 화자인 ‘나’로 등장한다. 미진이의 지나친 응석과 짜증을 늘 받아주고 감싸주던 엄마가 어느 날 낯선 모습으로 바뀐다. 엄마는 남편과 시댁, 자식과의 관계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폭발해 심각한 우울증에 걸린다.

엄마는 미진이에게 “대체 너는 무슨 근거로 그렇게 당당하니?”라며 그동안 마음에 담아둔 가시돋친 말을 쏟아내고 미진이는 충격을 받고 가출했다 돌아와 학교를 자퇴한다. 미진이는 엄마를 피해 시골 할머니댁에 내려가지만, 마을 사람들은 미진이 앞에서 미진이 부모 욕을 해대고 사사건건 간섭한다. 미진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싸가지 없다’고 욕을 먹지만, 조금씩 자신을 추스르고 할머니집을 예쁘게 꾸미려고 노력한다.

수록된 작품들 중 ‘아는 사람’은 가장 묵직한 이야기다. 약자인 여고생을 상대로 한 집단 성폭행 문제를 다뤘다. 별 관심 없이 만나던 과외 교사와 과외를 함께 받던 남학생이 성폭행범으로 돌변한다. 주인공 여고생은 희생자로만 남지 않겠다며 응징을 결심한다.

책의 맨 앞에 수록된 ‘고드름’은 등장인물의 대화만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독특한 형식이 돋보인다.

책의 제목인 ‘샹들리에’는 여러 개의 전구가 모여 빛을 내는 샹들리에처럼 다채로운 삶의 빛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성인용 양장본(248쪽.1만2000원)과 청소년용 문고본(220쪽·문고본)이 함께 나왔다.

연합뉴스



 
도서 ‘샹들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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