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진주 이반성면 용암사 터와 문화재 관리
[특별기고] 진주 이반성면 용암사 터와 문화재 관리
  • 경남일보
  • 승인 2016.07.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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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삼 (해인사신도회장·전 경남도의회의장)
진종삼 (해인사신도회장·전 경남도의회의장)

 

진주시 이반성면에 위치한 용암사는 고려제찰사 박전지(朴全之·1250~1325)가 찬한 ‘영봉산 용암사 중창기’에 따르면 도선국사는 만일 삼암사(三巖寺)를 창건하면 삼한이 합쳐져 일국이 되고 자연히 전쟁이 종식되리라 해 신라 현강왕 때 도선국사가 직접 비보사찰 삼암사를 창건했다. 지금의 순천 조계산 선암사(仙巖寺), 광양 백계산 운암사(雲巖寺). 진양 영봉산 용암사(龍巖寺)가 그것이다. 도선국사의 풍수지리설에 바탕을 둔 비보사찰이란 지세, 산수, 강 등을 종합해서 풍수지리적인 학설에서 볼 때 쇠처(衰處)나 역처(逆處)는 불행을 가져다 줌으로 비보사찰을 세워 재앙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세운 절이라 한다. 즉 자연재해나 외적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약간의 승려가 상주하는 곳이라 하고 있다.

창건된지 1000여년이 지난 오늘날 선암사·운암사는 아직도 절이 번창하고 있지만, 절집이 100여 칸이나 됐고 대장경 인영본 600여 상자를 봉안했으며, 충숙왕이 천태종 무외국통(無畏國統)의 하산소(下山所)로 지정해 한때 웅장하고 화려했던 진주시 이반성면 용암사는 흔적 없이 사라지고 발굴하지도 않은 채 일부 문화재만 암자 터에 흩어져 있고, 형상변경 허가 대상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사역(寺域)은 마을과 밭으로 변해 있다. 이는 마치 솥의 발이 하나 부러진 듯 도선국사의 삼암사 비보설이 크게 훼손됐다고 볼 수 있으며 혹시 용암사의 폐사로 인해 남북이 분단되고 한반도에 계속해 전운이 감돌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절터는 임진왜란 시 북관대첩으로 유명한 정문부(鄭文孚·1565~1624)장군의 후손 해주 정씨(海州鄭氏) 들의 세거지(世居地)가 되면서 해주정씨문중 사유지가 돼 있다. 이 절터에서 400m 떨어진 암자 터에는 △보물 제372호 용암사지 승탑(부도) △경상남도 지방유형문화재 제4호 용암사지 석불좌상 △비지정문화재 용암사지 석비 귀부 및 이수, 석등부재, 용암사지 5층 망배탑 유구 등이 남아있어 번창했던 용암사의 옛일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해주정씨의 문중 재실인 장덕재가 함께 건립돼 있어 문화재 관리차원의 부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들 문화재를 관리·보호하려면 1931㎡(584평)의 암자 터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예산을 확보, 매수 조치하고 용암사를 복원해 스님들이 거주케 하는 것이 최상의 문화재 보호대책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아울러 풍수설의 원조인 도선 국사의 비보설에 입각해 ‘한반도의 통일과 전쟁 없는 세상’을 기원하는 독경소리가 저 북한에 이르기까지 울려퍼지게 해 독재자의 마음이 바뀌도록 하는 것 또한 후회 없는 조치라 믿고 불교계 일각에서는 용암사 복원운동을 전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또한 이 절터의 도면을 열람했더니 신기하게도 한반도의 지도와 같은 모양이 나타났다. 1100여년 전에 한반도와 같은 형태의 절터를 찾아 용암사를 창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도선국사의 비보설에 신뢰가 더 가기도 해 용암사를 복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더 솟구친다. 전 국민이 힘을 합해 ‘통일과 전쟁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함성이 이곳 용암사를 시발점으로 해 전국으로 울려퍼지게 하는 것 또한 통일에 대한 열망을 승화시키는 방편이라 생각한다. 뜻 있는 많은 분들의 관심 있기를 바란다.

진종삼 (해인사신도회장·전 경남도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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