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폭탄 매미에 수험생은 괴롭다
소음폭탄 매미에 수험생은 괴롭다
  • 최창민
  • 승인 2016.07.26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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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있는 곳이면 도심도 예외없이 '맴맴맴맴'
 

“한 낮에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 때문에 공부하는데 집중이 안돼요.”

11월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한 수험생의 하소연이다. 학생은 집중할 때는 잘 모르겠는데 그러기 전에는 매미소리가 너무 커 짜증이 나고 공부를 하지못하겠다고 했다.

최근 매미소리가 자동차 소음공해수준까지 높아져 수능준비생과 임용고시 준비생들의 하소연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는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매미개체수가 급증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 매미는 밤낮구분없이 울어제치는 바람에 야간에 밤잠까지 설치게 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진주시 상대동에 사는 한 아파트 주민은 “집 주변에 산이 인접해 있는데 낮 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매미가 울어대 밤잠을 자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과거 한여름의 청량제 역할을 했던 매미소리가 지금은 소음공해수준으로 변해 수험생들의 공부방해와 시민들의 원성을 사는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매미 울음소리는 수컷이 짝짓기를 위해 암매미를 부르는 소리다. 수컷 몸통 안쪽에 있는 근육이 옆구리 진동막을 흔들어 소리가 난다. 뱃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공명(共鳴)’ 현상이 일어나면서 소리가 커지게 된다.

곤충들이 내는 소리의 주파수는 수백 Hz에서 100kHz 이상까지 광범위한데 매미 울음소리는 3~16kHz의 범위에 있다. 이 때문에 쇳소리처럼 강한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이 강한 소리가 동시에 울리게 되면 70~85데시벨(㏈)까지 커진다. 70~85㏈은 청소기나 알람시계, 도로변 자동차들이 내는 소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실제 경상대학교 캠퍼스 내 나무가 밀집한 지역에서 나는 매미소리를 관찰한 결과 이들의 소리는 일정한 패턴을 갖고 있었다.

매미 한마리가 먼저 울게 되면 곧장 수백마리가 잇따라 동시에 울었다. 처음에는 소리가 작게 느껴졌으나 동시에 울때는 소리가 커져 옆에 지나는 차량엔진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 또 호흡이 길어져 소리가 줄어들 때쯤 다른 매미가 동시에 울어 소음은 수십분동안 계속됐다.

이에 한 관계자는 “매미소리가 올해 특별히 커졌다고 보진 않는다. 다만 최근 기온이 급상승하고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데다 도회지의 학교나 아파트단지 등 수목이 식재된 녹색공간까지 날아들어 동시에 울면서 소음공해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생물종목록에 따르면 한반도에 13종의 매미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도심에서 소음공해를 주로 일으키는 종은 말매미(Cryptotympana atrata)이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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