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6.08.0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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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비전으로 경영혁신 이룬 인도의 아라빈드 안과병원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의 작은 도시 마두라이에 위치한 아라빈드 안과병원은 매년 240만 명의 외래 환자를 치료하고, 28만 6000명의 백내장 수술을 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안과 병원이다. 은퇴한 안과 의사인 고빈다파 벤카타스와미 박사가 1976년에 설립한 이 병원은 규모와 범위 그리고 구조 등을 적절하게 바꾸는 탁월함을 보이면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최다의 백내장 환자를 수술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병원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시작은 11개 병상의 유료병원을 겸한 작은 비영리 기관이었다. 25년 만에 아라빈드는 1년에 18만 건의 백내장 수술을 하는 세계 최대의 안과병원이 되었는데, 그중 70%의 수술을 무료로 시행하였다.

벤카타스와미 박사는 원래 산부인과 의사였지만 악성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손가락 장애가 생겨 수술을 할 수 없게 되자 다시 대학에 돌아가 안과를 공부해 56세로 은퇴를 하면서 새로운 자선 병원을 계획하게 된다. 하버드 대학에서 안과교수로 근무하던 여동생과 남편을 귀국시켜 초기에 합류시켰다. 그는 좋은 의도로 시작한 만큼, 정부나 기타 단체에서 자금을 모으기가 쉬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은행에서조차 대출을 해 주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닥터 그의 동생 집을 개조해 침상 11개를 놓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10시간씩 근무하며 비용 절감과 철두철미한 절약 경영을 바탕으로 아라빈드의 철학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갔다.

1960년대 벤카타스와미 박사는 미국에 갔다가 맥도날드 가게에서 조립 라인과 표준화 시스템을 보면서 안과 수술과 맥도날드 시스템을 연관시키게 된다. 인도에서는 수백만 명이 백내장 때문에 시력을 잃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간단히 완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누구나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병원조직 경영상의 과제였다. 그래서 맥도날드 시스템에 포드의 비전과 방법을 접목하게 된다. 백내장 수술을 포드의 모델 T처럼 한 ‘제품’에 집중하면서 그 제품을 아주 효율적이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조립 라인 공정을 고안해 내게 된다. 환자 진찰 및 등록에서부터 수술과정까지 모든 단계를 표준화했다. 계단식의 수술대는 의사들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디자인 되었다. 한 의사가 한 환자를 수술하고 있을 때, 두 번째 수술대 위에 다른 환자가 준비를 한다. 그런 식으로 계속해서 수술이 진행된다. 보통 한 의사가 일 년에 250~400 명의 환자들을 수술한다. 최근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라빈드에서는 백내장 수술 한 건에 10달러가 드는데 미국에서는 1,650달러를 내야한다.

백내장 수술에서 가장 비싼 비용은 희미해진 안구 수정체 대신 환자의 눈 안에 넣는 렌즈 값이다. 1990년대 초에 아라빈드는 대규모로 렌즈를 구매해야 한다면 렌즈를 직접 생산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만든 회사가 오토랩으로 현재는 세계적인 규모로 커져서 1년에 70만 개의 렌즈를 생산하고 있다. 아라빈드는 자체 수요를 충당하고 남는 것은 타 업체에 판매하기도 한다. 아라빈드가 궤도에 오르자 벤카타스와미 박사는 병원을 두 개의 인접한 시설로 나누었다. 하나는 유료로, 다른 하나는 무료 환자를 위한 시설이다. 두 병원 모두 같은 의료진과 간호사들을 공유한다.

현재 이 병원은 35%의 수익을 내면서 5군데 지방에 지점병원을 증설하였다. 아라빈드는 미국의 정상급 교육 병원들과 연구 및 교육 훈련 협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다른 병원에 비해 근무시간이 훨씬 길면서도 돈은 적게 받지만 직업적으로도 프라이드를 지니는 동시에 병원의 사회적 사명감 등을 통해 심리적인 보상도 분명히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영적인 자각이 성장하면 우리는 자신과 세상의 모든 것을 동일하게 여기고 어떤 것도 착취하지 않게 됩니다.” 벤카타스와미 박사의 영혼이 깃든 이러한 철학이 아라빈드 안과 병원을 사회적 기업의 세계적인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 시킨 것이다./경상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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