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 in the Mirror
Man in the Mirror
  • 김송이
  • 승인 2016.08.2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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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이기자
김송이기자
매일 아침 출근길, 즐겨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 라디오 DJ는 8월 29일인 오늘이 마이클 잭슨의 생일이라며 ‘맨 인 더 미러(Man in the Mirror)’를 선곡했다. ‘세상을 바꾸려거든 거울 속 당신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가사를 곱씹으며 나는 잠시 머리가 복잡해졌다.

지난 28일 본보가 주최하는 ‘사천노을마라톤’이 사천시 초전공원에서 열렸다. 하프와 풀코스 여성 우승자 인터뷰를 맡았던 나는 적게는 한 시간 십여 분에서 많게는 세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쉼 없이 결승선을 향해 달려온 달림이와 마주 섰다. 풀코스 우승자는 ‘부상 때문에 한동안 달리지 못했다. 다시 달리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녀라고 해서 근육통과 휴식에 대한 목마름을 느끼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럼에도 그녀는 힘든 순간을 이겨내고 기어이 풀코스 우승자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이다.

승리하는 삶만이 의미 있는 것이라 믿지 않는다. 우승자가 아니라도 완주했다면 그걸로 훌륭하다. 그렇다면 완주하지 못한 달림이는 패배자인가. 글쎄, 감히 마라톤 도전은 꿈꿔본 적 없는 기자보다 멋진 삶을 사는 것 같다.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들으며 ‘세상을 꼭 바꿔야 하나’라고 자문했다. 이는 곧 ‘1등을 해야 하나, 꼭 완주해야 하나’라는 물음으로 이어졌다.

거울 속 당신의 모습은 안녕한지 묻고 싶다. 세상을 바꾸지 않아도 좋다. 그저 거울 속 당신과 내게 ‘잘 지내’라고 인사 건넬 줄 아는 우리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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