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고독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한 부분
[월요단상] 고독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한 부분
  • 경남일보
  • 승인 2016.08.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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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수필가)
고독이란 홀로 떨어져 있듯 매우 외롭고 쓸쓸하다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는 있지만, 타인에게 인정이나 사랑을 받지 못하거나 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역시도 고독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인생이라는 길고도 긴 여정이 시작되며 그러한 여정에 항상 즐겁고 행복만이 있다고는 볼 수 없기에 어려운 삶의 고비도 있고 고독도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의 삶의 여정에서 완성도가 높은 삶으로 살아가기 위한 지점에 꼭 거처야 할 구간이 있다면 바로 고독이 아닐까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성공을 갈망하고 그 성공을 통해 행복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성공하고 싶은 사람에게 반드시 찾아오는 건 고독이며, 그 고독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 만이 성공을 이루게 된다. 운동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손을 높이 쳐든 순간, 우리는 그 선수만의 피와 땀을 요구하는 노력에서 참으로 힘든 고독이 있었다는 걸 모른다. 가령 부부가 한없이 사랑하고 가깝다 해도, 고독의 관계만큼 가까울 순 없고, 살과 피를 나눈 자식이라 해도 부모의 고독을 읽어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고독할 때 고독을 받아들여 고독과 일치한다면 마음 편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와 건강이 있다 해도 고독은 그 무엇보다 가깝다고 볼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이라고 봐야 한다. 가장 자신의 뜻을 잘 알고, 속을 훤히 들여다보기도 하지만, 그러나 고독은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넉넉한 재산이라 볼 수 있다. 맞서지 않는 한, 인간에게 건강을 도와주는 그 어떤 성질을 지니고 있다.

진실로 인간의 반려(伴侶)자라면 바로 고독이다. 그 옛날 성자들도 고독한 삶을 살지 않았는가. 하물며 우린 인간으로서, 천상이 아닌 이 세상에서 고독을 등지려 하거나, 이기려 하고, 벗어나려고 하는 건 부질없는 짓일 것 같다. 될 수 있는 한 고독을 긍정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취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우리 삶에 일정 부분 고독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도 자기 삶을 용기 있게 대면하게 해주고 때로는 그를 통해 다친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독은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하고 더 많은 희망으로 도전하라는 선물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고독과 맞서지 않고 고독의 존재를 인정하되 믿음을 갖고 자기의 감정을 스스로 수용하는 길이다. 우리는 고독에서 해방되는 완전한 방법을 잘 모른다. 그래서 비극은 있을 수 있고, 한 개인의 삶에는 한 권의 소설이 될 만한 고비도 있다. 하지만 고독이란 오직 자신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길 바라자.
 
이석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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