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출신 김택근씨, 성철스님 평전 출간
기자 출신 김택근씨, 성철스님 평전 출간
  • 연합뉴스
  • 승인 2017.01.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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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국이 엄중하고 돈과 권력에 취해 인간의 양심을 저버리는 무엄한 시대에 국민은 ‘새 나라 새 질서’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감히 성철 스님의 평전을 내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스님의 삶과 사상이 이 시대에 새로운 기운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성철 평전’(모과나무)의 저자 김택근 작가는 12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집필 동기를 밝힌 뒤 “새로운 기운이란 자신을 바로 보고 참회하는 맑은 기운”이라고 덧붙였다.

 ‘성철 평전’은 한국불교의 상징이자 시대의 큰 스승으로 추앙받은 성철(性徹·1912∼1993)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1912년 경상남도 산청군에서 태어난 스님은 스물다섯의 나이에 동산 스님으로부터 ‘성철’이라는 법명을 얻고 수행의 길에 들었다. 눕지 않고 늘 좌선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 8년, 외부 출입을 끊는 동구불출(洞口不出) 10년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고, 독보적인 사상과 선풍으로 1981년 조계종 6대 종정에 올랐다. 1993년 11월 4일 해인사 퇴설당에서 열반에 들기까지 불교계를 넘어 전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당대의 선지식이자 수행자의 표본으로 이름이 높은 스님이지만, 정작 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평전은 없었다. 스님의 발자취와 가르침이 평전으로 집대성돼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간지 기자 출신인 저자는 2015년 1월부터 75주간 법보신문에 스님의 평전을 연재했던 것을 묶었다. 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전국을 떠돌며 제자들의 구술을 보탰으며 문헌 100여권을 참고했다. 또 성철 스님의 상좌로 22년간 스님을 가까이서 모신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의 감수를 거쳐 이 책이 나오게 됐다.

 저자는 특히 “스님은 남이 아닌 자신의 허물을 탓하며 죽비를 들어 종단 밖이 아닌 내부를 향해 내리쳤다”며 “특히 봉암사 결사는 모든 삿된 것을 버리고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사자후(獅子吼)였다”고 평가했다.

 1947년 성철 스님을 포함해 청담·자운·향곡 스님 등 30여 명의 수좌가 의기투합해 봉암사 결사를 시작했다. 선종의 본래 종풍을 살리고 옛 총림의 법도를 이 땅에 되살리자는 취지였다.

 이들은 철저한 참선과 계행(戒行)으로 일제 잔재에 찌든 한국불교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봉암사 결사 때 만든 예불의식을 비롯한 계율과 규약은 정법(正法)을 지향하는 오늘날 한국불교의 근간이 됐다.

 ‘성철 평전’은 스님의 일대기와 가르침을 꼼꼼히 정리하면서 한국 근현대사와 한국불교의 시대적 아픔도 함께 드러낸다.

 1912년 태어난 성철 스님의 생애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군부독재 그리고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한국 근현대사와 겹쳐 있다.

 다만 격변기에도 스님은 산중 수행승의 자리를 온전히 지키며 한국불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오로지 수행 정진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만이 혼란한 시대의 대안이라는 가르침이었다.

연합뉴스



 
성철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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