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겨울에는 성찰의 시간을
[월요단상] 겨울에는 성찰의 시간을
  • 김귀현
  • 승인 2017.01.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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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살아가다 보면 진짜로 바쁜 일이 아닌데도 아주 바쁜 듯, 삶에는 바쁜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이도 있다. 홀로 있는 시간을 조용히 받아드려야 함에도 자신만의 시간을 거부하기라도 하듯 아무런 의미 없이 무심코 그냥 그렇게 보내기도 한다. 그 누구도 없는 오직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질 때 비로소 찾을 수 있고 보이는 건 자신의 참 모습인데도 말이다.

겨울엔 발가벗은 맨살 맨몸으로 자기만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홀로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겨울은 자기 성찰에 참으로 좋은 시간으로써 몸 밖의 변화가 아닌 몸 안의 변화로 받아드려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진실로 자신만을 생각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 하다. 아무리 바쁘게 살아간다 할지라도 어느 날, 어느 시간에 문득 떠오르는 아주 평범하면서도 당연한 논리를 새삼 깨달아 자신의 가슴에 진실로 메아리 칠 수 있다면 얼마나 값진 일인가.

봄과 여름은 어딘가 모르게 부풀어 오르기만 하고, 가을은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나 삶을 오묘하게 만들어 주는 계절이라면 겨울은 차분히 자신을 찾기에 알맞은 계절이라고 봐야 한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겨를도 갖고, 앞으로의 갈 길도 생각하며 좋은 계획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가령 매서운 바람에 떨고 있는 겨울나무를 보고 겨울의 정취를 느껴도 좋고, 아니면 자욱한 안개 속에 하얗게 피어있는 상고대가 있는 나무를 바라보면서 자기만을 생각하며 좋을 삶을 꿈꾸어도 좋다.

감추고 숨기고 싶은 비밀은 홀로 있는 시간에 음미해야 하지만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면 참으로 좋다고 볼 수 있다. 영하의 추위에 자신과의 결의를 더욱 다지면서, 깊은 밤, 소리 없이 내리는 하얀 눈과의 대화, 부끄러움도 잊은 채 오직 진실만을 보여주듯 맨살 맨몸으로 서있는 겨울나무의 참모습과 대화하는 기회도 갖고 얘기하는 방법도 터득할 수 있기를 바라자.

깊어가는 겨울, 우리 인간도 발가벗은 초목처럼 언젠가는 진실만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라면, 자만에 빠지지 않은 올바른 생활에 성실하면서 겸허한 자세로 살아갈 수 있는 삶을 바라자. 친구벗님 많다 해도 언젠가는 홀로 이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내가 어떤 자리에 있는가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일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겨울처럼 진실해지길 바라자. 또 외로움을 참고 견디는 연습도 하면서 이 겨울, 성찰의 시간을 갖고 발가벗은 진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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