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정폭력·아동학대’ 악순환의 고리 없애야
조근호(합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경사)
[기고] ‘가정폭력·아동학대’ 악순환의 고리 없애야
조근호(합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경사)
  • 경남일보
  • 승인 2017.02.15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근호(합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경사)


“아빠가 엄마를 때려요.”, “엄마·아빠가 싸워요.” 두려움에 떨리는 목소리로 경찰에 신고하는 어린이들이 종종 있다. 흔히 물리적인 체벌 또는 폭행이 포함되는 것만을 아동학대로 인식하고, ‘정서적 학대’에 관해서는 그리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이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행위가 바로 정서적 학대다. 흔히 벌어지는 정서적 학대가 바로 부부싸움 등 가정폭력의 노출이다.

가정폭력에 노출된 어린이들은 무의식적으로 폭력을 학습하게 된다. 이는 학교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그리고 노인학대를 낳아 폭력의 악순환이 된다.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 중 대부분은 부모에 의해 행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에 가해자의 대부분이 부모라는 것이 당연한 수치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을 대하는 행동에 경각심을 갖지 않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경찰에서도 가정폭력 문제를 다루면서 ‘개입할 수 없는 사적 영역’이 아니라 ‘사회적 폐해를 일으키는 명백한 범죄’라고 인식하면서 예방과 수사는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폭력현장에 자녀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동에 대해서는 아동학대와 관련해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분석하는 등 자녀보호와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한 예방법이 아니다. 자녀의 행복한 미래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자녀와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자녀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등 부끄러운 모습 또한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가정폭력 근절과 우리네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동학대 예방, 그 첫걸음이다.


조근호(합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경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