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떠날 때 박수받는 대통령을 그리면서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경일칼럼] 떠날 때 박수받는 대통령을 그리면서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4.1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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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가는 간격 간의 차이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고 세월은 1년 12달이 순서대로 변하여 가는 과정이다. 쫓지 않아도 가는 것이 시간이고 잡아두고 싶어도 멈추게 할 수도 없는 것이 세월이다. 빨리 가게, 더디게 가게를 누가 조종할 수 있겠는가. 하루하루는 잘 못 느끼지만 1달, 2달, 1년, 2년은 지나고 나면 벌써 그렇게 지나갔나 하고 놀란다. 벌써 1년의 1/4이 지나갔다. 이렇게 세월의 흐름도 우리가 갈망하는 행복이 있기에 행복하다.

우리는 왜 밥을 먹는가, 왜 공부를 하는가, 왜 일을 하는가, 왜 운동을 하는가, 왜 여행을 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또 정치는 왜 하는가. 그것 또한 우리 국민들이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지금 행복하지 못하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할 말을 잃었고 멘붕에 빠져 버렸다.

그러면 역대 대통령들의 재임중 최고 지지율과 최저 지지율을 한번 비교해보자. 김영삼 대통령 1년차 83%, 5년차 6%, 김대중 대통령 1년차 71%, 5년차 24%, 노무현 대통령 1년차 60%, 4년차 12%, 이명박 대통령 1년차 52%, 1년차 2분기 21%, 박근혜 대통령 1년차 60%, 5년차 4% 지지율을 보였다. 취임 초기 높은 지지율이 말기에는 왜 바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일까. 그건 공(公)과 사(私)를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이 공과 사를 모를 리 없다. 단지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 헌법이 보장하는 공식정부보다 개인의 노름에 놀아나는 사설정부가 더 위에서 조종한 것이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기를 부리는 혼군은 정신병리학적 분석이 요구된다. 대다수 국민들은 잘못한 것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구구한 변명만 늘어놓는 것에 더 분노를 느낀다.

사람은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길을 따라 살아가는 동물이다. 가서는 안 되는 길이 있고 되는 길이 있다. 예컨대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이 있고, 교육자가 가야할 길이 있고, 부모가 가야 할 길이 있고, 자식이 가야 할 길이 있다. 공자는 정치를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 했다.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인도하는 것이 정치라 했다. 이러한 정치사상을 정명사상(正名思想)이라 하여 정명은 이름을 바르게 하는 것으로 각자의 사람들에게 욕심을 없애도록 유도할 때 가능한 일이다.

또한 공자는 정치에서 가장 소중한 3가지는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라 했고, 이 3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신이라 하여 백성들은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측근 비리에 의해 국민들의 지탄을 받으면서 쓸쓸히 퇴임했지만 앞으로는 떠날 때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대통령을 그려 본다.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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