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극 ‘다크엔젤의 도시’ 13일 공연
신체극 ‘다크엔젤의 도시’ 13일 공연
  • 김귀현
  • 승인 2017.05.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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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과 지상을 오가는 악동의 생애
신들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오가는 존재 ‘다크엔젤’이 있다. 그가 행복한 순간은 오직 누군가가 고통으로 인해 괴로움을 겪을 때 뿐이다.

‘악동’ 다크엔젤의 기행은 신들에게 그치지 않는다. 신들을 괴롭히던 다크엔젤은 어떤 모습으로 인간을 괴롭힐까.

창원 극단 상상창꼬는 오는 13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30분 창원 3·15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올해 첫 신체극(physical theater)이자 극단의 아홉번 째 작품인 ‘다크엔젤의 도시’(작·연출 김소정)를 무대에 올린다.

경남지역에서 신체극을 무대에 올리는 유일한 극단으로 손꼽히는 상상창꼬의 ‘다크엔젤의 도시’는 창작 초연작이다.

‘다크엔젤의 도시’는 천상에서 악동으로 소문난 다크엔젤이 신들을 괴롭히는 것마저 시시해지고 지루해지자 인간세상으로 내려와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판타지를 극에 담았다. 상상의 무대는 절제된 대사와 훈련된 몸 언어를 통해 조화롭게 펼쳐진다.

극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2막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수미상관법을 적용했는데 그 배경은 화이트엔젤인 신 테리온의 침실이다.

1막과 2막은 모두 지상이 배경이다. 지상에 나타난 다크엔젤은 바삐 움직이는 인간들에게 첫 심술로 비를 뿌린다. 그 다음 다크엔젤의 심술작전은 의류회사 ‘끄몽’의 중간 간부로 들어가 부하직원들을 괴롭히는 것이다.

부하들이 밤샘해가며 작업한 것을 모두 헝클어놓으며 다시 작업하도록 지시한다. 하지만 인간세계에는 그보다 더 지독한 ‘다크엔젤’이 있음을 발견한다. 회사의 고위직 간부다. 부하들의 것을 가로채 자신의 공으로 만드는 그러한 인간을 보면서 다크엔젤은 흐뭇해하며 그에게 아부한다.

인간세계의 이러한 부조리한 모습은 서민이랄 수 있는 평사원들에겐 지옥이나 다름없다. 그들은 절규하기 시작한다. 온몸으로 발악을 하기도 하고 저항해보기도 하지만 그들에겐 한계라는 커다란 벽만이 존재할 뿐이다.

다크엔젤이 끄몽이라는 직장에서 눈여겨본 두 사람이 있다. 강 팀장과 미스 리. 힘든 직장생활 가운데 서로 연민을 느끼며 의지하는 관계로 변해간다. 다크엔젤이 둘 사이를 떼어놓으려 하지만 쉽지 않다.

미스리가 성추행범을 피해 달아난 곳은 여전히 도심이다. 주택과 각종 상점들이 즐비한. 인간 군상은 여전히 서로 괴롭히고 불만을 토해내며 살고 있다. 강 팀장에게 행복을 드리겠다는 미스 리, 그녀는 자신이 어쩌면 가장 불행한 상황에서 겨우 살아가고 있을 것임에도 오히려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어두웠던 세상은 조금씩 생기를 되찾아 가고 세상을 어둠 속에 집어넣으려는 다크엔젤의 심술은 밝은 표정을 되찾은 도시의 사람들에 의해 짓눌린다. 그런 가운데 어느덧 그의 어깨에는 하얀 날개가 돋는다. 다크엔젤은 자기도 모를 기쁨에 젖어 바이올린을 켠다.

심술궂은 악동 다크엔젤 역은 배우 이계환이 맡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를 나온 그는 ‘홍신자 웃는돌 무용단’ 등에서 활동했고 지난해 신체극 ‘라디오 여자’에서 열연한 바 있다.

강 팀장 역은 극단 창단 멤버인 강주성이 맡았고 미스 리 역은 ‘라디오 여자’에서 열연을 펼친 바 있는 이예슬이 맡았다. 이외에도 극단원 10여 명이 다수 역할을 소화하며 극의 흐름에 기여한다.

김소정 상상창꼬 예술감독은 “지역에서 연극을 하면서 사실주의 극에 치우친 현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그중에서도 신체의 움직임으로 비주얼하게 극을 표현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신체극이 더 새로운 형태의 연극을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관람료는 일반 2만 원, 청소년 1만 원이며 예약 시 최대 50% 할인 가능하다. 문의는 010-3165-8796, 070-8832-8801으로 하면 된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창원 극단 상상창꼬의 창작 초연 ‘다크엔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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