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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주객(主客)이 뒤바뀐 KAI 사태
이원섭(객원논설위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연구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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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7  22: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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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정치인보다는 나쁜 정치인이 낫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금번 KAI 사태를 보면서 그 무능함은 비단 정치권뿐만 아니라 그 범주가 총체적이라는 것에 지역의 미래를 암울하게 한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적폐 청산만이 구시대의 종결과 미래를 향한 희망의 시대 출발점에는 누구나 동의 한다.

그러나 그 적폐 청산의 대상에는 누구나 공감하는 국익이나 헌법정신, 사회정의 등 명확한 기준점이 있어야만 한다.

금번 KAI 사태를 지켜보면서 KAI가 안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가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연적인 기업이라는 것과 이로 인한 이전의 두 정권과의 필연적인 연관성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전 정권의 후광을 업고 경영권의 남용으로 인한 경영 비리는 당연히 엄벌로서 청산의 대상이다.

KAI가 적폐기업이 아님은 분명하다. 지역 사회단체와 KAI 노조가 최초 합동기자회견에서도 분명히 밝혔던 것이 적폐기업이 아니라 단순한 경영 비리 사건으로 해당자 엄단과 조속한 정상화였다.

지금 KAI는 어디로 가고 있고, 문제 해결의 주체는 누구인지, 지금 지역 경제 위기는 어디쯤에 있고, 앞으로 닥칠 장기적 침체 위기의 대응 전략이 있는가라고 묻는다. 아무도,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금번 사태가 수습되더라도 그 후유증은 상당히 깊다는 것에 우려가 많다.

KAI가 주인이 없다는 아쉬움이 여기에 있다. 주인이 없으니 할 수 없이 KAI 노조가 주인이 되었다. 주객(主客)이 뒤바뀌어 전면에 서 있다.

청와대, 국회, 방송사를 찾아 정상화를 호소하고 있다. 이 사건이 터지기 전 KAI 노조와 경영진과는 2017년 임단협을 추진하고 있었다. 지금은 노조의 모든 권익을 내려놓고 조속히 사장의 내정과 정상화를 요청하고 있는 위기의 KAI 현주소다.

지금 KAI 노조나 지역에서의 바램은 형식적인 보여주기가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알고 해결하라는 것이다. 당장 코앞에 닥친 수리온 헬기의 기술변경심의위원원회의 통과가 급선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달 임금 지급이 비상이다. 이미 학자금이나 복지비는 중단 되었다. 협력업체의 경영난은 뻔한 결과다. 정상화나 위기관리를 외치면서 당면한 문제점들을 알지도 못하고, 해결책도 없다. 단기적 문제는 물론 중, 장기적 해법 제시가 없는 대책회의의 무용론을 지적한다.

지역경제도 초기의 위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동산의 매매가 급격히 떨어짐은 직접 피부에 와 닿는다.

비단 사천시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공동 경제권을 가진 진주시의 경제는 물론 혁신도시 침체의 가시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무감각한 진주시의 행정이나 정치권의 무관심도 아쉽다. KAI 사태에 누구도 책임 있는 희생과 헌신하는 사람이 없다.

1910년 한일합병조약이 체결되자 ‘나는 죽어야 할 의리가 없다. 허나 나라가 선비를 기른 지 500년 동안인데, 망국의 날을 맞아 책임지고 죽는 선비가 없음을 통탄한다.’ 절명시(絶命詩) 4수를 남기고 자결함으로서 조선의 글을 아는 선비의 정신을 지키고자 했다.

조선 후기 시골 선비 매천(梅泉) 황현 선생의 결기가 오늘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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