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민영화와 경남조선업의 미래
대우조선 민영화와 경남조선업의 미래
  • 경남일보
  • 승인 2019.03.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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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73년에 거제 옥포에 닻을 내린 세계 조선업계 2위(2018년말 수주잔량 기준)인 대우조선해양이 지난주 1위인 현대중공업에 인수합병 본 계약이 체결됨으로써 민영화가 되었다. 민간기업으로 출범한 대우조선은 97년 IMF외환위기 여파로 99년 대우그룹 와해에 따라 이듬해부터 현재까지 약 13조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받았다. 지분 55.7%를 가진 산업은행이 공영화 주체였으나 20년 만에 다시 민간 품에 안긴 것이다. 민영화의 대원칙은 공적자금 회수와 기업의 미래가치 제고에 있다. 대우조선 지분 전액을 현대중공업지주의 중간 지주이자 새 조선통합법인인 ‘한국조선해양’에 현물 출자하는 형태이고, 산업은행은 신설법인에서 7%의 지분을 받되 ‘우선주’ 형태여서 의결권도 없이 현중에 이은 2대 지주로만 앉게 된다. 대우조선은 현중, 현대삼호중, 현대미포조선이 포함된 신설지주인 한국조선해양의 막내가 되면서 민영화의 의도를 찾기엔 한계가 크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세계경기침체와 무역위축에서 시작된 조선업 추락(벌크 및 컨테이너선)은 2010년 이후 셰일가스 확대생산과 유가하락으로 유조선과 해양플랜트부문까지 치명타를 날리면서 동북아 조선3국을 위기로 빠뜨렸다. 약 20년의 선령을 갖는 선박교체 사이클 상에서 1970년대 말 구조조정에 실패한 일본은 20년 후인 2000년대에 우리 한국에 선박건조업 주도권을 빼앗겼다. 그런 교훈으로 일본은 2013년 전후로 몇 개의 대형 통폐합을 단행하였고 세계3위의 이마바리조선을 탄생시켰다. 중국도 그 시기에 약 2700개에 달하는 조선소를 51개로 정리하는 계획을 세웠다. 선령과 세계경기, 그리고 유가변동 요인으로 조선업경기가 지난해부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침체기에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기초를 다진 반면 우리는 회복기에 추진되는 차이가 있다.

기대보다 우려가 많다. 조선업은 기계, 철강, 엔진, 소재부품, 전기전자와 화학 등의 엄청난 후방산업분야를 거느리고 있어 기계산업 집적지인 경남은 거제 이외의 지역에서 더 큰 위협이 예상된다. 긍정요인으로 연구개발 통합, 중복투자 제거, 규모경제 실현과 비용절감, 생산성 제고, 국내업체간 출혈경쟁 차단 등을 들고 있다. 허나, 경쟁이 낮다고 수주량이나 단가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 위기 땐 동반부실 가능성도 커진다. 대우조선은 엔진을 창원의 HSD, STX엔진과 중공업 등에서 위탁생산하는 반면 현중은 자체 생산하므로 창원의 엔진·중공업체 위기로 직결된다. 현중이 엔진, 블록과 기자재를 자회사에서 생산·공급받듯이 대우조선을 운영할 경우 대우 직영(9700명)과 115개의 사내협력업체(1만7000명), 그리고 거제권의 290개 협력사를 포함한 경남·부산의 1200여개의 기자재업체(5만명)는 초토화 되고 만다. 일감이 현중 야드와 협력사로 이동할 경우 대부분의 경남도내 기자재업체들은 고용위축과 실업가중, 물량축소와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파산에 이르는 등 조선업생태계는 일시에 와해될 수 있다.

민영화 성공과 남해안조선업생태계를 온전히 지키려면 대우조선은 지주 내에 있되 현재와 같이 독립책임경영체제를 고수해야 한다. 첨단기술개발과 사람존중은 필수다. 향후 10년간 일감이동 방지와 특수기술에 대한 연차별 이동비율을 정해야 한다. 인력감축, 협력사 변경과 일감이전에 대해 경남도의회, 거제와 김해 기초의회 등이 민간과 공동으로 감시하며 현중과 대우와 함께 협의기구를 통해 조정해나가야 한다. 빅딜로 두 기업의 성장, 조선업벨트생태계 복원과 한국 조선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더 바삐, 더 치밀하게 움직여야만 한다.
 
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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