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플러스[217]장성 축령산
명산플러스[217]장성 축령산
  • 최창민
  • 승인 2019.04.11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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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 정상


장성 축령산(621m)은 국내 유명 아웃도어 회사가 정한 100대 명산에 들어 등산인들 사이에서는 즐겨 찾는 산행지로 꼽힌다. 옛 이름은 취령산(鷲靈山)이고, 지금은 문수산으로도 불린다. 전남 장성군 서삼면과 북일면에 걸쳐 있으며 편백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258ha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편백·삼나무조림지로서 보건·의학적 치유기능을 인정받아 일반인도 즐겨 찾는다.

현재 산림청이 소유하고 있지만 산림 왕으로 유명한 춘원 임종국 선생이 1956년부터 21년간 갖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민둥산에다 256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명품숲을 탄생시켰다. 숲의 중앙을 관통해 조성한 6km의 트레킹 길은 정부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에 편백 숲만 있지 않다는 점이다. 축령산을 기준으로 서쪽, 고창군지역 산기슭에는 천연기념물 463호 고창 문수사 단풍나무 숲이 있다. 장성 쪽 편백 숲이 인공조림이라면 고창군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단풍나무 숲이 있다.

이 숲은 2005년 천연기념물 제463호로 지정됐다. 문수사 입구 약 100m구간에 200∼400년 수령의 단풍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산의 상부 쪽엔 단풍나무 외에도 서어나무 고로쇠나무, 졸참나무 등 노거수들이 혼재해 자란다. 산행하면서 이 상부 쪽의 나무를 보면서 지날 수 있다.

축령산 산 마루금을 기준으로 한쪽은 하얀색 계열의 나무껍질을 가진 노거수가, 한쪽은 초록의 상록수가 자생하는 것인데 하나의 산에서 두 가지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셈이다.



 
서어나무 단풍나무 군락지
 
▲등산로: 추암주차장→산림청 산림치유센터·임종국 선생 공적비→축령산 정상→건강숲길·단풍나무숲길→첫 번째 갈림길 직진→두 번째 갈림길 오른쪽→모암안내소→산소숲길→임종국 선생수목장→편백나무 숲 임도→습지원 상부임도→치유필드→임종국 선생 조림공적비→추암주차장 회귀. 11Km에 휴식포함 6시간 소요.



출발은 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669, 추암마을 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20분정도 올라가면 산림청 산림치유센터와 춘원 임종국 선생의 공적비가 반긴다. 이 곳 갈림길에서 곧장 직진해 축령산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편백나무 숲길을 20여분 정도 오르면 정상이다. 대형 정상석이 인상적인데 그 옆 2층 구조의 팔각정은 내륙의 산세를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정상에서 잘 정리된 산 마루금을 탄다. 이 능선은 고창군과 장성군을 가르는 경계선이다. 편백나무는 보이지 않고 주로 나무껍데기가 하얀 서어나무 고로쇠나무, 느티나무가 주종이다. 천연기념물 단풍나무숲을 보호하기 위해 목책을 설치해 통제하고 있다. 지나가면서 눈으로만 볼 수 있다. 하얀 나무에서 겨울에 내리는 눈을 생각한다. 올 겨울엔 눈 산행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지나가버렸다. 유년시절 그리도 많이 내리던 눈이 요즘 내리지 않는 것은 진정,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탓일까. 겨울이 따뜻하면 그만큼 봄 여름은 더 화려해질 것. 더 짙어질 초록 단풍나무숲을 그려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대신한다.



 
 


명산 명찰, 고창 쪽 산기슭에 선운사 말사인 문수사(文殊寺)가 있다. 644년(의자왕 4) 자장(慈藏)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찰 연기 설화에 의하면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곳을 지났으며, 그가 당에서 수행할 때 있었던 청량산지형과 비슷해 문수사석굴에서 기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부분 오르내림이 크지 않은 편안한 흙길이지만 가끔씩 나타나는 바위군은 산행의 묘미를 더한다. 돌아서 걷기도 하고 틈새를 비집고 지나기도 한다. 산행안내 이정표 역시 잘돼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버섯모양 쉼터가 있는 첫 번째 갈림길을 지나고 두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길을 택해 내려서야한다.

산을 내려왔을 때 편백나무 숲이 시작된다.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편백나무는 한국과 일본에서 자생하며 직경 2m, 높이 35m까지 자란다. 일본이 원산지이고 경남을 비롯, 제주도 등 한반도 남부지역에 서식하는 온난대기후 식물이다.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나무로 알려지면서 활용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피톤치드 효과로는 스트레스 완화, 진정작용 및 쾌적효과 알레르기 예방효과 항균작용, 탈취효과 등이다.

이 나무를 활용한 치유시설은 치유숲길 10km, 임도 8.5km, 산림치유필드 1개소, 편백칩 산책로190m, 습지원 1개소, 해바라기 쉼터 등이 있다.

하늘을 찌를듯이 곧게 뻗은 편백나무와 사선으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 그 아래 구부렁한 길을 따라 걸어가는 사람들…, 서어나무 소나무 등 굽은 나무에 익숙해서일까.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2010년 산림청으로부터 ‘치유의 숲’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왼쪽 100m지점에 임종국 선생의 수목장 시설이 보인다. 의외로 편백나무가 아닌 작은 느티나무다.

그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황폐해진 산에다 20년 동안 편백나무를 심은 뒤 물지게를 지고 오르내리며 숲을 가꿨다.

편백의 효능에 대해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방치되다시피 하다가 소유권을 받은 다른 사람들이 간벌작업으로 소득을 올리고 그 후에는 전면적인 벌채계획까지 세우면서 자칫 조림지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결국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국가가 직접 관리해야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2002년 4월 산림청에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인수했다.



 
편백림에서 가장 큰 삼나무


이 숲에서 가장 큰 나무가 있다. 지름 60cm, 높이 30m에 가까운 삼나무다. 많은 사람들이 나무의 기를 받기위해 하도 만져서 반질반질 윤이 난다. 무심히 등을 기대보고, 귀를 대어도 본다. 우듬지에 이는 바람소리인지 신기하게도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사람들이 나무나 공기, 물, 심지어 바위와 흙 등 자연적인 것에 친근감을 갖는 것은 오래 전 원시부터 그곳에 살면서 함께했던 DNA가 작동해서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신체를 이루는 기본단위인 갖가지 원소가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물질에서 온 것이라는 분석도 마찬가지다.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뜻으로, 제 땅에서 산출된 것이라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신토불이(身土不二)란 말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들어 잘 낫지 않는 피부병 등 아토피질환을 편백나무 숲 자연 속에서 치료한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이런 것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 산림치유는 나무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임도를 이탈해 숲 내음길로 내려가는 길에 습지원이 보인다. 사시사철 물을 머금고 있는 편백 숲의 오아시스다. 저절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생기는 트레킹 길, 땀이 등골을 적셨지만 한바탕 폭포수라도 맞은 느낌이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축령산 정상 팔각정
 
서어나무 단풍나무군락지
 
편백나무 삼나무 조림지
편백나무 삼나무 조림지
중앙을 관통하며 조성한 편백나무 힐링 산책길
중앙을 관통하며 조성한 편백나무 힐링 산책길
중앙을 관통하며 조성한 편백나무 힐링 산책길
중앙을 관통하며 조성한 편백나무 힐링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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