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 [103]예천 회룡포·삼강주막
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 [103]예천 회룡포·삼강주막
  • 경남일보
  • 승인 2020.02.24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레는 발걸음 안고 만난 비경에 감탄
 

 

우리나라 3대 물돌이 명당마을 회룡포

물이 흐르면서 휘돌아 용틀임 치는 곳을 물돌이라 하고 물돌이 안쪽을 흔히 명당자리라 일컫는다. 우리나라 3대 물돌이 마을로 불리는 안동 하회마을, 영주 무섬마을, 예천 회룡포가 대표적인 명당으로 손꼽히고 있다. 흔히 강을 용(龍)에다 비유하는데 그 용이 용을 쓴 형상이 물돌이다. 그래서 물돌이는 기가 센 명당자리이면서 물길이 휘돌아가니까 그 어떤 곳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놓는 곳이기도 하다. 명당이어서 명당이라 불릴 수도 있겠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명당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돌이 명당자리 답사와 함께 회룡포의 절경도 만나기 위해 진주불교산악회(회장 구영석) 회원들과 함께 경북 예천에 있는 회룡포둘레길 트레킹을 떠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회룡포둘레길 트레킹이 취소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름다운 풍경과 명당인 회룡포 마을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을 일시에 사라지게 했다. 세 시간 정도를 달려 예천 회룡포 주차장에 닿았다.

‘회룡포 주차장-용주팔경시비-아미타대불-장안사-회룡대 전망대-용포-뿅뿅다리2-회룡마을-뿅뿅다리1-회룡포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해서 버스를 타고 삼강주막으로 가는 산행을 겸한 트레킹 코스를 선택했다.

높이 190m밖에 안 되는 비룡산이지만 가파른 초입이 만만치 않았다. 둘레길 양켠에는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서 있었다. 쭉쭉 뻗은 금강송이 아니라 한결같이 줄기가 휘어지고 비틀려 있었다. 가파른 산세에 적응하기 위해 나무들도 스스로 자신의 몸을 만든 것이 기특했다. 한참 오르막길을 올라가자, 아미타대불과 장안사 절이 눈에 들어왔다. 발걸음이 저절로 용왕각과 용바위 앞에 머물렀다. 용이 휘감아 도는 곳이 회룡포이고, 용이 웅비하는 형상의 산이 비룡산이며, 승천하여 구름 위에 노니는 용의 형상은 용바위에 새겨져 있다. 이러한 연유로 상서로운 용바위는 영험한 기도처로 알려져 있다.

 

 

태극무늬 상서로운 기운이 감싼 회룡포

고즈넉한 장안사를 둘러본 뒤 다시 회룡대를 향해 걸어가는데, 회룡대 정자 위쪽에 하트산에 대한 안내표지판이 서 있었다. 건너편 산을 자세히 보니, 세 개의 산등성이가 나란히 있었다. 왼쪽에는 처녀산, 오른쪽에는 총각산, 신기하게도 그 사이에 하트모양의 산이 하나 있었다. 참 오묘하다는 생각을 하며 회룡대 전망대에 이르자, 가슴을 확 트이게 하는 비경이 펼쳐져 있었다. 바로 내성천이 용틀임을 하며 휘감고 돌아가는 회룡포마을이다.

비룡산 회룡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회룡포마을은 말 그대로 절경이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마을을 한 바퀴 휘감듯이 350도 회전을 해서 흐르고, 그 강줄기 안에 안기듯이 자리잡은 마을은 안온하면서도 독특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특이한 땅모양답게 이 마을은 풍수학상으로도 명당이라고 한다. 비룡산 산자락과 강줄기가 마치 태극 모양을 이루듯 휘감겨 조화를 이루고 있어 더욱 상서로운 기운이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가물어서 그런지 수량은 많지 않지만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넓은 모래톱을 거느리고 있었다. 모래톱 가에 나 있는 둑길은 자연스럽게 곡선을 그려 놓았고, 그 곡선을 따라 소나무들이 질서정연하게 서 있었다. 둑길 안쪽으로 반듯반듯한 논밭이 있었고 그 중앙에 집들이 올망졸망 앉아 있었다. 풍수에 무지한 필자가 봐도 한눈에 명당자리로 보였다. 마을을 휘감고 돌아가는 내성천과 비룡산이 회룡포 마을을 절경으로 만들었고, 그 절경이 다시 명당자리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회룡대 전망대에서 회룡포 마을을 감상한 뒤, 용포마을로 내려와 내성천쪽으로 걸어가자 회룡마을로 가는 뿅뿅다리가 나타났다. 회룡포 마을로 들어가려면 뿅뿅다리를 건너야 한다. 뿅뿅다리는 두개가 있는데 용포마을에서 회룡포로 들어가는 뿅뿅다리 2는 시멘트로 만들었고, 회룡포주차장에서 들어가는 다리는 철판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쇠로 만든 뿅뿅다리 발판구멍으로 물이 퐁퐁 솟는다하여 ‘퐁퐁다리’ 라 불렀는데 한 신문에서 뿅뿅으로 잘못 사용한 이후부터 ‘뿅뿅다리’ 가 되었다고 한다. 실수가 오히려 다리 이름을 더 빛나게 했다.

내성천과 회룡포 마을 사이에 쌓아놓은 둑길을 걸으면서 바라본 마을은 무척 낭만적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거의 도회지로 떠나고 지금은 9가구만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멀리서 마을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모두가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살기 좋은 명당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잠깐 보고 떠나는 삶과 오래 머무는 삶에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을을 감싼 둑방길을 따라가다 넓은 모래톱 위에 놓인 뿅뿅다리1을 만났다. 탐방객들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발판을 콩콩 구르면서 추억을 반추하는 모습이 천진난만해 보였다.

 

 

보부상들의 낭만이 서린 삼강주막

금천과 내성천이 낙동강과 합류하는 곳이라 삼강이란 이름이 생겨났다. 조선시대 삼강나루를 왕래하던 보부상, 사공들에게 허기를 면하게 해주고 숙식을 제공하던 곳이 삼강주막이다. 새로 복원시켜 놓은 주막들이 꽤 많았다. 싸리로 울타리를 엮어놓았고, 밭마당엔 신우대를 엮어서 통시를 지은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주막 옆엔 500년 가까이 된 회화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었다. 나무 아래는 큼지막한 들돌이 하나 버티고 있다. 농촌 청년들이 장성하여 어른으로 인정받는 의식 때 쓰인 돌로써 이 돌을 드느냐 못 드느냐에 따라 품삯 책정이 달라진다고 한다. 삶도 풍경도 모두 정겨워 보였다.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삼강나루와 주막촌, 그리고 내성천이 감싼 회룡포마을을 떠올리니 고향에 다녀온 것처럼 마음이 포근해진다.

/박종현 시인, 경남과기대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