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 덮치고 일손 딸리고…코로나에 얼어붙은 농심
냉해 덮치고 일손 딸리고…코로나에 얼어붙은 농심
  • 김영훈
  • 승인 2020.04.28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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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밭·녹차밭 등 1985㏊ 피해
농가마다 인력부족·냉해 ‘시름’
도, 농촌일손돕기 앞당겨 시작
코로나19로 일손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냉해까지 발생하면서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있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일부 내륙 지역에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이상 저온으로 70374㏊ 규모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경남의 경우 피해 규모는 1985㏊로 사과, 배, 차나무 등의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사과 재배가 많은 거창군의 피해가 컸다. 전체 재배면적의 63%(1176㏊)가 냉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거창 농원에서는 냉해로 사과나무에 피어있는 꽃 중심화가 누렇게 변해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40년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한호균씨는 “누렇게 변해있는 꽃 중심화는 씨방도 시커멓게 변해 있어 열매를 맺지 못해 사과가 열리지 않는다”며 “중요한 개화시기에 때 아닌 봄추위가 닥쳐 올해 농사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거창에서 사과 재배를 하고 있는 민천홍씨도 “냉해로 사과나무가 70% 정도 죽었다”며 “냉해 이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손이 부족해서 힘들었는데 냉해까지 찾아오다니…”라며 탄식했다.

그러면서 “다행인 것은 나무가 다 죽어 일할 것도 없게 돼 우리 농장뿐만 아니라 다른 곳들도 일손이 넘쳐난다”고 역설했다.

하동군의 대표 특산물인 녹차도 냉해 피해를 입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줄어든 녹차 판매에 냉해 피해까지 겹쳐 농가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태종 하동차생산자협의회 회장은 “코로나19로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연기되면서 녹차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냉해로 70~80%의 녹차가 피해를 입으면서 수확량도 감소해 농가들의 어려움이 더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냉해 피해가 없는 농가에서는 일손부족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코로나19 최초 확진 이후 농가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찾아보고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전파가 확산되면서 내국인 근로자의 발길도 끊겼다는 것이다.

창녕에서 마늘을 재배하고 있는 이해분씨는 “마늘 수확을 한창 해야 하지만 일손이 없어 감당이 안 된다”며 “외국인 노동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마늘 가격도 많이 내려 다른 곳에서는 정부 지원을 조금 받아 마늘을 갈아엎는 곳(산지폐기)도 있다”며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을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경남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농촌지역의 적기 영농에 도움을 주려고 범도민 농촌일손돕기운동을 벌인다. 예년과 비교해 2주 정도 앞당겨 추진하는 농촌일손돕기운동은 5월 한 달을 중점 추진 기간으로 정해 6월까지 진행한다. 도는 올해 상반기 도내 양파와 마늘 수확 등 주요 작물 영농작업 규모는 10만7000㏊에 16만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농기계와 자체 인력을 제외하면 2만8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는 도와 시·군, 농협에 농촌일손돕기 추진센터를 설치하고 농촌일손돕기 희망자를 일손이 부족한 농가와 연결한다. 일손이 필요한 농가는 추진센터에 신청하면 일손돕기를 희망한 자원봉사단체, 기업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도는 일손돕기운동 기간에 부서별로 2차례 이상 일손돕기에 나서고 농업 관련부서 직원들은 농촌일손도움단을 운영해 매주 금요일 주 1회 일손돕기를 할 계획이다. 정재민 도 농정국장은 “군부대, 기업체, 유관기관, 자원봉사단체 등 도시민들이 농촌일손돕기에 적극 참여해달라”며 “농촌일손돕기가 코로나19 장기화, 농촌 고령화, 고임금 등으로 어려운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저온피해를 입은 농작물의 생육관리·회복을 위한 영농지도, 작물영양제 공급과 농가의 일손부족 해소를 위한 지원을 긴급 추진하고 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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