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주자’ 김경수, 무사귀환 실패
‘대권 주자’ 김경수, 무사귀환 실패
  • 김응삼
  • 승인 2020.11.08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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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도 징역 2년 ‘사법적 족쇄’ 못 풀어
여권 ‘친문 적자·영남출신 대권후보’ 상실
대법 선고 ‘기사회생’ 가능성 낮아 ‘빨간불’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항소심에서도 ‘사법적 족쇄’를 털어내지 못하고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무사귀환에 실패함으로써 정치 생명이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이로 인해 여권의 차기 대선 지형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친노’(親盧)와 ‘친문(親文) 적자’에다, 친노·친문 본고장 PK에서 ‘호남대통령’ 탄생에 회의적 시각이라 ‘영남출신 대권후보’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던 김 지사의 차기 대선 출마도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친문’ 적통 잃어 ‘허탈’…김 지사 대권 ‘빨간불’=더불어민주당은 김 지사 실형선고에 “강한 유감”, “아쉽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허탈해 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진실에 한걸음 다가갔지만 끝내 도착하지 못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김 지사의 결백과 무죄를 확신하며 진실 규명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의 최대 계파인 친문 진영의 상실감은 더 컸다. 친문 진영은 김 지사를 앞세워 재집권을 노리고 있었다. 홍영표, 전해철 의원 등 친문 의원들이 만든 연구 단체인 ‘민주주의4.0 연구원(가칭)’도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이 연구원은 민주당 4기 정부에서 고민하고 추진할 과제를 제시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를 밀려던 PK 의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선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너무 안타깝다”며 “남은 절반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져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나올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대법원이 내년 상반기 전에 김 지사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다면 김 지사가 대선에 나설 수 있다. 그 시점이 내년 4월 이전이 돼야 한다. 하지만 선고 일정은 물론이고 선고 내용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에 2022년 차기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 필승 각오를 다지는 여당에서 판을 흔들 뻔한 ‘김경수 카드’에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거일 180일 전인 2021년 9월 10일까지 당내 경선을 거쳐 당 대선 후보가 최종 결정된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레이스가 본격화된다.

또한, 최악의 경우 내년 4월 이전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민주당 입장에선 서울과 부산시장에 이어 경남지사까지 보궐선거를 치뤄야 한다.

◇이낙연·이재명 빅2 체제 당분간 유지=민주당은 안희정, 박원순에 이어 또 한 명의 차기 대권 잠룡인 김 지사의 발이 묶이면서, 이낙연 대표·이재명 지사가 ‘빅2’ 구도가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이날 판결로 여권 차기 대선 구도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해온 이 대표와 이 지사는 지향점을 잃은 친문에 대한 러브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최근 서울·부산 시장 후보 공천을 위해 당헌을 개정해 외부의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당내 친문 기반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과거 운동권 세력과 호남이 함께 운영하는 현 정부의 특징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지역기반은 최대 강점이다.

‘김경수 등판=이낙연 지지세 분산’을 기대했던 이 지사 쪽엔 불리한 요소라는 관측이다. 이 지사와 친문 지지층은 2017년 대선 경선에서 거칠게 충돌한 ‘앙금’을 풀어야 하기 때문에 친문 표심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친문 지지층의 표심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친문 그룹이 다시 결집해 제3의 주자를 세울지도 관전 포인트다. 친문 진영은 당분간 ‘관망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문 진영이 ‘제3 후보’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엔 친노·친문 진영과 오랫동안 연합 관계를 유지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등판설이 힘을 얻고 있다. 제 3의 대안으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도 거론된다.

김응삼기자



 
한산한 경남도청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이 열린 6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김 지사 집무실 앞으로 공무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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