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코로나19 1년] (2)방역 최일선 사투
[경남 코로나19 1년] (2)방역 최일선 사투
  • 백지영
  • 승인 2021.02.21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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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도민 적극 동참에
확진·사망률 전국대비 낮아
치료 비협조 시달린 의료진
동료 확진에 마음 졸이기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도내에 유입된 지 1년. 경남은 전국 타 시·도와 비교하면 코로나 확산세가 비교적 크지 않은 편이었다.

고된 여정이었지만 방역당국의 노력과 도민들의 동참으로 경남의 인구 대비 확진율과 확진자 사망률은 타 지자체와 비교해 확연히 적었다.

◇낮은 확진율·사망률=21일 오전 0시 기준 질병관리청 집계와 이날 오후 5시 기준 도 방역당국의 집계를 종합하면 경남의 인구 1만명당 확진자 수는 6.3명으로 전국에서 4번째로 낮다.

전남(4.5명)·세종(6명)·전북(6.2명)보다는 많지만 국내 평균(16.8명)을 비롯해 상위 3개 지자체인 대구(35.4명)·서울(28.3명)·경기(16.8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의 수치를 보였다.

경남 전체의 확진율은 낮았지만 시·군별로는 편차가 컸다.

하동은 인구 1만명당 확진자가 17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고, 진주(11.5명)·거제(10.6명)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동은 중학교와 화개면 관련, 진주는 이·통장 연수와 기도원 관련, 거제는 목욕탕과 지인모임 관련 등 굵직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인구 대비 확진자 수가 많았다.

반면 통영(1.1명)·의령(1.5명)·남해(1.6명)·고성(1.9명)은 1명대를 기록했다.

경남의 확진자 사망률(0.38%) 역시 제주(0.18%)에 이어 국내 17개 광역 지자체 중 2번째로 낮았다. 국내 평균은 1.79%,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전북(4.8%)이었다.

이러한 결과 뒤에는 방역 현장에서 노력해온 의료기관을 비롯해 지자체별 코로나19 관련 부서, 고통을 감내해온 소상공인과 도민 모두의 노력이 있었다.

◇마산의료원 “함께라서 버텼다”=도내 감염병전담병원으로서 지난 1년간 확진자들을 치료해온 마산의료원 의료진들은 ‘함께라서’ 견딜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마산의료원은 지난해 12월 생활치료센터가 문을 열고, 창원병원이 확진자에 병상을 재개방하기 전까지만 해도 도내 경증·무증상 확진자 치료를 전담해왔다. 다행히 현재는 입원 확진자가 줄면서 5개 병동 중 1곳에서 외래 진료, 수술 등을 재개한 상태다.

최근에서야 어느 정도 숨통이 트였지만 돌이켜보면 지난 1년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특히 지난해 4월 확진자를 돌보던 간호사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가능성이 거론되던 때가 고비였다.

공명숙 간호부장은 “열심히 확진자를 돌본 간호사가 감염돼 마음이 아팠다. 의료원 종사자 전체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때까지 확진된 본인이 제일 마음 졸이며 기다렸을 것”이라며 “완치 후 의료원으로 첫 출근했을 때 다 함께 안아줬다”고 말했다.

치료에 비협조적인 일부 확진자들을 돌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기저귀를 갈아주려는 간호사를 밀치는 치매 환자, 온라인 개인 방송을 하겠다며 다인실에서 1인실로 옮겨달라는 환자, 흡연·산책을 하고 싶다며 외부로 나가게 해달라는 환자, 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퇴원시켜달라고 하는 환자 등 여러 부류의 환자를 경험했다.

임수진 호흡기내과 과장은 “여러 고충이 있었지만 서로를 도와가면서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맡은 바 일을 해내는 동료들과 의료진의 수고를 알아주고 감사의 표현을 해주는 환자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창원 삼성병원 위유미 교수, 창원경상대병원 조오현 교수, 진주경상대병원 배인규 교수 등 도내 대학병원 의료진들의 도움도 한몫했다.

임 과장은 “의료원 내 신경·재활 등 타 부서 의료진도 코로나19에 투입되다 보니 미지의 영역이 두려운 순간도 있었다”며 “대학병원 교수님들이 치료 방향을 제시해주고, 우리가 불안해할 때는 관련 논문을 찾아봐 주며 ‘잘하고 있다’고 지지해주는 등 큰 힘을 줬다”고 설명했다.

사회 초년생 3명이 첫 월급으로 보내준 발열 도시락, 어린이집 원생들이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어 보내준 손편지와 쿠키 등 도민들의 지지도 다시금 힘을 내게 하는 요소였다.

공 부장은 “도민들이 보내준 응원 편지들을 벽에 붙여뒀다”며 “근무하고 내려오면서 벽에 걸릴 편지를 보며 웃기도, 눈물을 글썽거리고 하면서 버텨왔다”고 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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