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양대 시내버스 노조, 25일 파업 예고
거제 양대 시내버스 노조, 25일 파업 예고
  • 배창일
  • 승인 2021.05.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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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임금 명목 시 보조금 받고도 상여금 미지급
지난 4일 예정됐던 파업을 거제시의 중재로 잠정 보류했던 거제지역 시내버스 노조가 또다시 파업을 예고했다. 시가 임금 명목으로 지원한 보조금을 사측이 일반 경비로 먼저 써버리면서 약속한 성과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 버스업체인 삼화여객·세일교통 노조는 13일 오전 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시내버스 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발이라는 사명감으로 사실상 하루 16~18시간을 버스에 매여 있다”며 “앞서 시의 중재로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지난 5일 지급될 상여금은 나오지 않았고, 15일로 예정된 급여도 나올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임금체불, 4대 보험 체납, 퇴직금 미적립 등에 대해 관리감독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피해는 버스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떠않게 하는 시와 사측의 무책임과 무능이 유감스럽다”며 “시와 사측 사이에서 볼모로 잡힌 버스노동자들이 살기 위해 결단을 내려야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임금이 체불돼 생활고에 시달리다 급하게 대출이라도 받으려 찾은 은행에서 4대 보험 체납으로 대출이 불가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막막함과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임금 인상분 2.62% 보장, 임금체불·4대 보험 체납 방지책 마련 등을 주장하는 노조의 요구가 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는 시내버스 노조 기자회견 직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중재는 계속하겠지만 추가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태희 관광국장은 “현재 행정에서는 지역 버스업체에 연간 110억 원대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버스회사의 상여금 미지급은 노조의 파업을 볼모로 시의 재정 지원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 국장은 “앞으로 원가보상제 도입, 비수익 노선 조정, 마을버스·브라보택시 운영 확대, 준공영제 도입 등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며 “버스 노사도 적자 해소와 임금 체불 방지를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거제 시내버스 노조는 임금 인상과 수당 신설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었다. 지난달 22·23일 양일간 조합원 22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80%가 찬성해 지난 4일 새벽 첫차부터 운행을 멈추기로 했었다. 2개 업체는 50개 노선에 시내버스 110대를 운행 중이다.

당시 노조는 2020년 거제시 표준운송원가 산정 용역상 임금 인상률인 2.62%에 준한 임금 인상과 무사고 수당 5만 원 신설, 임금 체불 및 4대 보험료, 퇴직금 연체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승객 감소로 작년에만 25억 원에 달하는 적자가 났다”며 비수익노선 손실보전금 증액과 원가보상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노사 간 협상이 난항을 겪자 시가 중재에 나섰다. 막판 협상 끝에 시는 노조에 임금 인상분 보장을 확약하고 나머지 요구사항에 대한 대책을 6월 말까지 마련키로 하면서 시내버스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일단락 된 듯했다.



이후 시는 지난 6일 시내버스 업체 2곳에 운수종사자 상여금과 급여에 필요한 보조금 3억 9000만 원을 각각 지급했다. 당시 시는 교부액 사용 후 집행 결과(증빙자료 포함)를 제출하고, 보조금의 부적정한 집행·집행내역 허위제출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행정명령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사측이 이 보조금을 일반 경비로 먼저 쓰면서 또다시 노동자 임금이 체불됐고, 이에 노조는 지난 10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이번 협상마저 결렬될 경우 15일의 조정 기간이 끝나는 오는 25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배창일기자 bci74@gnnews.co.kr



 
13일 오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5일 파업을 예고한 거제 시내버스 삼화여객·세일교통 노조가 지난 4일 예정된 파업을 철회하면서 거제시로부터 받은 확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13일 오전 거제지역 시내버스 노조의 기자회견 직후 거제시가 시내버스업체 노사 임금 협상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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