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대형병원 인근 우후죽순 개업 약국들 줄폐업 ‘한숨’
창원 대형병원 인근 우후죽순 개업 약국들 줄폐업 ‘한숨’
  • 이은수
  • 승인 2021.06.20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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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경쟁에 문전 호객행위 극성…국민신문고 접수
창원중앙역 인근에 지난 3월 초 1000여 병상 규모로 대개원한 창원한마음병원 앞에 우후죽순 들어선 약국들의 폐업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주변에는 대형 병원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규모로 약국이 들어섰다.

개원 당시 영업을 시작한 약국은 총 9곳이며, 20일 현재 이중 2곳은 이미 폐업했으며, 현재 영업 중인 약국 중에도 2곳 이상이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한마음병원은 개원 100일 만에 진료 건수가 23만 건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약국들은 너무 많은 탓에 손님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4일 폐업한 한 약국은 입구에 ‘계속되는 경영 악화와 힘든 주변 상황으로 고심 끝에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알렸다.

인근 약국에 근무하는 한 약사는 “경영 악화로 결국 약국을 내놓은 상태”라며 “오후 2시까지 손님을 5명밖에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들 약국은 개업 초반부터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과열된 경쟁 양상을 보였다.

한 거리에 2∼3개 약국이 줄지어 서 있는데, 각 약국 입구마다 직원이 1명씩 서서 지나가는 시민에게 인사를 하는 호객행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약국 입구에 있는 직원들이 각자 눈인사를 하는 바람에 어느 약국을 들어가야 할지 난감했다”며 “몇천 원짜리 약 한 통을 사는데 과한 호객행위를 받으니 차라리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 약국에 가고 싶었다”고 전했다.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호객행위 사실이 알려지자 창원보건소는 현장에 나가 지도하며 자제를 요청했다.

지난 16일에는 ‘지나친 인사로 환자를 유인하는 약국은 이용하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약국 인근에 걸기도 했다.

창원약사회 역시 ‘약사법을 위반한 호객행위 및 마케팅 행위로 주변 약국과 불화가 조성되고 전체에게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며 각 약국에 호객행위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약사회는 “약사법 시행규칙에 ‘소비자·환자 등을 유치하기 위해 호객행위 등 부당한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있다”며 “관련 법을 설명하고 윤리경영을 준수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창원보건소 관계자는 “대형병원이라고는 하지만 병원 1곳을 놓고 약국이 너무 많이 들어서면서 줄폐업과 호객행위 등 문제가 발생했다”며 “병원 내 건물에 약국이 들어서는 게 아니기 때문에 행정 차원에서 별도로 개업 허가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약국 간 과열된 경쟁에 대해서 자제 요청을 계속하고 있지만, 점포 안에서 직원들이 인사하는 것까지 세세하게 막을 수 있는 뚜렷한 방안은 없지 않느냐”면서 “타지자체에서 비슷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 조사하는 등 적극적인 지도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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