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창녕군,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민관협의체 ‘불참’ 선언
합천·창녕군,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민관협의체 ‘불참’ 선언
  • 김상홍
  • 승인 2023.01.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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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두고 해당 지역의 군민 반발이 거세다. 합천군과 창녕군이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민관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합천군민들로 구성된 황강광역취수장관련군민대책위(이하 군민대책위)는 17일 합천군 율곡면 낙민리에서 김윤철 군수, 조삼술 군의회 의장, 합천군민 1000여명과 창녕·거창군민들 5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천군민 우롱하는 표리부동 환경부, 낙동강에서 답 찾아라’는 제목의 반대결의문을 내고 “정부는 합천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황강광역취수장 설치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입장문에서 군민대책위은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은 처음부터 많은 진통과 합천군민들의 극심한 반대속에서 2021년 6월 24일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서 지역주민의 동의를 전제로 조건부 심의 의결되어 오늘까지 오게 됐다”며 “환경부가 보여준 행태는 어떠한가. 지역주민의 동의를 받아서 해야 한다는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완전히 무시하고 합천군과 한마디 논의도 없이 지난 6월 기획재경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타당성 기초조사도 하지 않았는데 사업추진을 하겠다는 전제로 19억 2000만원의 실시설계비를 몰래 확보하는 등 과연 대화와 소통을 하려는 합천군민들에 대한 환경부의 보답인가”라며 예산 편성에 대해 문제 삼았다.

군민대책위는 “합천군민을 기만하면서도 앞에서는 믿어달라는 신뢰를 요구하고 뒤에선 5만 군민을 우롱하는 환경부의 표리부동한 자세에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황강광역취수장관련군민대책위원회는 △환경부는 합천군민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황강광역취수장 설치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끼어맞추기 기본조사 용역 즉시 중지하고 78억원 혈세 낭비마라 △신뢰를 져버리는 환경부에 더 이상 민관협의체 참여는 없다 △합천군민 우롱한 환경부장관은 공개 사과하고 사퇴하라 등을 공개 촉구했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민관협의체는 이날 합천군 율곡면 황강 죽고지구 하천정비사업 상황실에서 정기회의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시작한지 1분만에 파행을 겪었다.

합천군민대책위와 창녕군민대책위는 앞으로 열릴 민관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불참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합천·창녕 주민대표는 책상을 엎고 고성을 지르며 퇴장했다.

김찬수 창녕군 길곡면 주민대표는 “주민 동의가 먼저라고 수차례 이야기 해놓고 사업을 할지 안할지를 결정 짓을 타당성 조사 용역도 안한 상태임에도 실시설계비까지 확보한 정부는 주민의 의견을 들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민관협의체는 속임수며 주민을 기만한 민간협의체는 해체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종철 합천군민대책위원은 “민관협의체 구성 목적이 불공정을 공정하게 하는것인데 합천군의 의견도 듣지 않고 협의체를 이용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며 “환경부의 일방적 추진으로 더이상 협의체 참여는 없다”고 불참을 선언했다.

이처럼 합천과 창녕, 두 지역의 주민 의견을 무시했다는 주장으로 환경부가 주민 동의 없이 19억 2000만원의 실시설계비를 통과시키고 또 조사업체도 몰래 선정했다는 것과 부산시를 민관협의체에게서 제외하라는 요구가 묵살당했다는 것이다.

민관협의체에는 정부 대표 환경부 물통합정책관 박재현 위원장, 물정책총괄과장 김고응 간사, 이준희 낙동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이 참석했고 김일수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장, 정석원 경남도 환경산림국장, 이규수 합천군 경제건설국장, 최진호 창녕군 건설산업국장 등도 함께 했다.

낙동강네트워크와 창녕환경운동연합도 이날 집회현장을 찾아 “환경부와 부산시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실시설계 예산날치기 통과를 사과하고 예산전액을 삭감하라”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합천 황강변 복류수(45만t)와 창녕 강변여과수(45만t)등 하루 90만t을 부산과 동부경남으로 공급하는 ‘낙동강 유역 안전한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투입 예산은 1조 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경남도가 ‘주민 동의 우선’이라는 조건을 달아 다시 추진하게 됐다. 하지만 이 사업의 실시설계비 19억 2000만원이 올해 예산으로 확정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대책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상홍기자


 
사진설명 17일 오전 합천군 율곡면 낙민리에서 김윤철 군수, 조삼술 군의회 의장, 합천군민 1000여명과 창녕·거창군민들 50여명 등이 참석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설명 17일 오전 합천군 율곡면 낙민리에서 김윤철 군수, 조삼술 군의회 의장, 합천군민 1000여명과 창녕·거창군민들 50여명 등이 참석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설명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민관협의체 정기회의가 17일 오전 합천군 율곡면 황강 죽고지구 하천정비사업 상황실에서 개최하려고 했으나 합천·창녕군민들의 일방적 민관협의체 불참 선언으로 파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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