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궁류초, 아쉬움 가득한 ‘마지막 졸업식’
의령 궁류초, 아쉬움 가득한 ‘마지막 졸업식’
  • 김성찬
  • 승인 2023.02.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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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2명 끝으로 ‘분교장’ 개편...4학년 2명 졸업하면 폐교 수순
학령인구 감소 ‘끝없는 내리막길’...올해 경남 초교 4곳 폐교·분교로
◇아쉬움 가득한 마지막 졸업식=의령군 궁류면 궁류초등학교가 지난 10일 졸업생 2명을 끝으로 93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마지막 졸업식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궁류초는 1930년 9월 1일 개교한 이래 90여 년간 우수한 인재를 널리 배출해왔다. 1968년 전교생 917명으로 1000명에 육박해 매년 100여명 이상 졸업생을 배출한 곳이다.

하지만 근대화 이후 이농현상이 가속화하고 지방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 역시 심화하면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 결국 학교는 문을 닫고 분교장으로 개편된다.

의령군은 첫째아 400만원, 둘째아 600만원, 셋째아 13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소멸위기대응추진단을 꾸려 학생수 증가에 골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궁류면의 유일했던 시골학교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못내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학교가 있는 토곡마을 김봉자(65)이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1명의 학생이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 학교소재지임에도 학생이 없는 실정”이라면서 “이제 분교장으로 바뀐다고 하니 아쉽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신정오 궁류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은 “이번에 2명이 졸업식을 한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현재 남아 있는 4학년 학생 2명이 졸업하고 나면 폐교는 수순”이라며 “폐교를 막기위해 학생 유치에 노력을 해도 허사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신 위원장은 “정규수업 외에도 방과후 학교 등 학교에서 모든 것이 해결돼 학생들은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부모들의 생업이 해결되지 않으니 시골에 오지 않거나 있는 사람도 떠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교생은 5명으로 이번 90회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오는 3월 의령읍 남산초등학교 궁류분교장으로 개편된다.

이날 졸업식의 주인공인 두 명의 학생에게는 졸업증서와 학교장 상장 수여에 이어 장학금이 수여됐다. 특히 마지막 졸업식에는 전용부 궁류면장, 윤재환 의령예술촌장 등 면내 기관 사회단체장, 학부모, 동창생 등이 대거 참석해 축하 속에 학예회가 열렸다.

윤정미 궁류초등학교 교장은 “분교장으로 개편돼 무척 안타깝다. 하지만 좌절하지 말고 자신감으로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학생들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의 회고사를 전했다.

◇올해 도내 4개 학교 ‘역사 속으로’=올해 학령인구 감소 등의 이유로 학교가 없어지거나 분교장 조처된 곳이 총 4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경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재학생 감소를 이유로 올해 폐교 조처된 학교는 하동의 양보초등학교와 사천의 삼천포초등학교 신수도분교장 등 2곳이다. 이 2개 학교의 입학 예정자와 재학생은 인근의 진교초등학교와 삼천포초등학교로 각각 진학하게 된다.

아울러 의령의 궁류초등학교와 고성의 영현초등학교는 같은 이유로 인근 학교 분교장으로 개편됐다. 이들 2곳의 학교는 기존 학교이름은 사라지고, 각각 남산초등학교·영오초등학교 분교장으로 통합된다.

이처럼 최근 5년간 도내 학교의 폐교나 분교장 전환 사례는 모두 20건에 달한다. 매년 한 해 평균 2~3곳 정도가 폐교·분교됐지만 지난 2019년에는 11곳에 달하는 학교가 사라지거나 분교되기도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학령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어 이에 따른 폐교나 분교장 조처되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수상·김성찬기자



 
의령 궁류초등학교가 지난 10일 마지막 졸업식을 가진 뒤 졸업생과 가족, 학교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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