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모 논설위원
자메이카 육상 선수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최근 5살 아들의 학교 운동회에서 어머니 100m 경주에 뛰었다.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20 도쿄올림픽의 100m 금메달리스트다. 작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대회 신기록도 세웠다. 함께 뛴 어머니들을 크게 앞질러 폭발적 스피드에 구경꾼들이 환호했다는 해외토픽이 흥미롭다.
▶“아들은 첫 경주를 뛰다 넘어졌고, 장애물 경주에선 동메달을 땄다. 남편더러 아빠들 달리기에 나가 금메달을 따오라 했지만 못 땄다. 올림픽 선수로서 가족이 금메달 하나도 못 따는 건 말이 되지 않아 나섰다.” SNS에 올렸다는 그녀의 말이 읽는 이로 하여금 악의 없는 웃음을 짓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독자의 댓글들엔 웃을 수가 없다.
▶‘올림픽보다 더 아름다운 금메달’이란 찬사가 있었다. 허세 부리거나 짐짓 숨기는 척 쇼하지 않고 스피드를 아낌없이 보여준 팬 서비스에 보낸 박수다. 한편에선 반칙이라고 비웃었다. 동네 엄마들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뺏은 거라 했고, 쌀 가마니를 지고 뛰었어야 한다는 거였다. 도끼로 연필 깎느냐는 핀잔이겠는데, 겸양하지 않았다는 비난일 테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처럼 쫙 갈라져 사사건건 마주보며 딴 목소리들을 내고 있다. 어떤 이에겐 한번 빙긋 웃어넘길 일인데, 어떤 이들은 깐깐히 따지고드는 거다. 공정과 불공정의 충돌일까. 좌·우, 보수와 진보의 문제일까. 우리는 지금 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시대에 서 있는 건가. 혼란스럽다.
▶“아들은 첫 경주를 뛰다 넘어졌고, 장애물 경주에선 동메달을 땄다. 남편더러 아빠들 달리기에 나가 금메달을 따오라 했지만 못 땄다. 올림픽 선수로서 가족이 금메달 하나도 못 따는 건 말이 되지 않아 나섰다.” SNS에 올렸다는 그녀의 말이 읽는 이로 하여금 악의 없는 웃음을 짓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독자의 댓글들엔 웃을 수가 없다.
▶‘올림픽보다 더 아름다운 금메달’이란 찬사가 있었다. 허세 부리거나 짐짓 숨기는 척 쇼하지 않고 스피드를 아낌없이 보여준 팬 서비스에 보낸 박수다. 한편에선 반칙이라고 비웃었다. 동네 엄마들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뺏은 거라 했고, 쌀 가마니를 지고 뛰었어야 한다는 거였다. 도끼로 연필 깎느냐는 핀잔이겠는데, 겸양하지 않았다는 비난일 테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처럼 쫙 갈라져 사사건건 마주보며 딴 목소리들을 내고 있다. 어떤 이에겐 한번 빙긋 웃어넘길 일인데, 어떤 이들은 깐깐히 따지고드는 거다. 공정과 불공정의 충돌일까. 좌·우, 보수와 진보의 문제일까. 우리는 지금 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시대에 서 있는 건가. 혼란스럽다.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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