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개국 예술가 연합전시까지
로키산맥·풀·동물 등 자연 소재
자연이 맥동하는 봄을 맞아 경남 곳곳에서 예술가의 시각에서 풀어낸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초록의 싱그러움을 물씬 담은 풀부터 한국 고유의 산수화 방식으로 풀어낸 캐나다 대자연까지 다채로운 자연의 세계로 초대한다.
◇살롱드인사 갤러리, 손우연 ‘추억의 향기’展=캐나다에서 활동 중인 손우연 작가가 고향 진주를 찾아 인사동 살롱드인사 갤러리에서 오는 14일부터 23일까지 10일간 개인전 ‘추억의 향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캐나다 로키산맥과 고국에서 마주한 자연의 느낌을 화폭에 담은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손 작가는 진주 출신으로, 진주여고 졸업후 중앙대에서 한국화(동양화)를 전공했다. 16년 전 캐나다 캘거리로 이주해 미술 교육과 함께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동양과 서양이 혼재된 그의 삶과 맞닿아 있다. 그가 캔버스에 담아낸 서양의 자연은 동양적 느낌도 물씬 풍기면서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아크릴 물감과 동양화 붓으로 캔버스에 피아노 건반을 치듯 그려낸 서양의 산들을 우리 고유의 산수화처럼 선들이 강조돼 익숙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특유의 선명한 색채들과 경계를 이룬 작품은 먹의 중후함을 승화시켜 유채색과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손 작가는 “하루하루의 삶을 여행이라 여기며 한국과 캐나다의 자연들을 화폭에 담아 왔다. 특히 가까이서 보는 로키산이 작업의 중심이었다”며 “한국화의 채색화 방식으로 풀어 빛과 그림자 대신, 음과 양으로 입체감을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해금강테마박물관 ‘자연이 전해주는 예술이야기’展=거제 해금강테마박물관은 ‘Art Stories from Nature:자연이 전해주는 예술 이야기’展을 오는 25일까지 해금강테마박물관 내 유경미술관 3·4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제10회 세계 아티스트 연합전으로, 루마니아·베트남·이란·폴란드·싱가포르 등 5개국 7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동물·꽃·바다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해금강테마박물관의 상임고문이자 세계 아티스트 연합전 총감독을 맡고 있는 마이클 람(Michael Lam)이 기획했다.
경명자 유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문화의 아티스트들이 자연 속에서 발견한 예술을 작품으로 승화하고 그 예술 세계를 공유하는 자리”라며 “살아가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을 작품으로 만나 힐링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 문의 박물관 누리집(hggmuseum.com)·학예사(055-632-0670).
◇어울마루 갤러리, 한국화가 하지혜 ‘푸른쉼’展=진주 경상국립대학교 공과대학 ‘어울마루’ 갤러리에서는 오는 7월 6일까지 한국화가 하지혜의 ‘푸름쉼’ 전시가 펼쳐진다. 초록 새싹이 하늘거리는 4월, 살랑거리는 봄 햇살처럼 몽환적으로 피어오르는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쉽게 눈길이 가지 않는 풀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풀은 그가 수년째 애착을 가지고 그려오는 대상이다.
하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이렇게 말한다. “풀더미 속 풀들은 서로 경쟁하고, 의지하고, 기대고, 휘감고, 매우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공존을 그려낸다. 나고 자란 곳에서 소멸하는 이름 모를 풀들에게 무한의 자유를 주고자 했다. 풀은 나이자 우리이다. 우리의 삶도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반복적인 삶을 살아간다. 가끔의 여행이 큰 위로가 되듯 나와 우리의 투영인 풀들도 둥둥 떠올라 여행길에 오른다.”
작가는 자신에게 위로를 건넨 풀을 위해, 자신 역시 작품을 통해 풀에게 자유를 선사한다.
한편 하 작가는 경상국립대 사범대 미술교육과와 동대학원 미술학과를 나왔으며 이번 전시가 12번째 개인전이다. 진주청년작가회에서 활동 중인 작가로,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서울·부산 등에서 활발한 작품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성민·백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