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백정, 사회적 차별 어떻게 자라나나”
“신백정, 사회적 차별 어떻게 자라나나”
  • 임명진
  • 승인 2023.04.26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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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맞은 형평운동 국제적 연구 협력 필요
경상국립대서 국내외 연구자들 국제학술포럼
근현대사 위상 연구·현 세대 소통 모색해야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26일 경상국립대 가좌캠퍼스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주학 확산을 위한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 포럼’이 열렸다.

경상국립대, 진주시, 교육부,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고 경남일보·서경방송이 후원한 이날 포럼에는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고영진 경남일보 회장, 백촌 강상호 선생 아들인 강인수씨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국제적 관점에서 본 형평운동’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일본에서 미즈노 나오키 교토대학 명예교수와 히로오카 기요노부 오사카공립대학 인권문제연구센터 준교수, 도모나가 겐조 부락해방인권연구소 명예이사가, 우리나라는 김중섭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김명희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교수, 김기곤 광주전남연구원 광주총괄지원연구관이 참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식민지 시기에 형평운동이 일어날 수 있게 된 배경과 형평운동의 국내외적 가치를 살폈다.

김중섭 명예교수는 국내외의 다양한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연구 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제의 문헌이나 당시의 신문, 잡지의 관련 기사를 일일이 찾는 것은 여전히 많은 수고와 비용이 요구된다”면서 “종합적인 사료집 발간은 형평운동 연구의 토대 구축에 꼭 필요하다”고 했다.

차별받는 소수집단으로서 교류와 연대 활동을 벌인 일본의 수평사와의 관계도 더 깊이 살펴볼 문제라고 했다. 김 교수는 “형평운동은 세게적인 인권운동 사례인 만큼 여러 언어권의 국제 협력은 다각적 관점의 연구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면서 “특히 서양 중심의 인권운동 역사인식에서 벗어나 인권의 보편성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즈노 나오키 명예교수는 ‘형평운동 연구의 지평과 전망’이라는 발표에서 “인권운동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시 조선의 근현대사 전체 속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역사적 의의에 대해 연구가 좀 더 필요하다”고 했다.

형평운동 이후 백정의 달라진 생활상, 백정 신분이 소멸된 과정에 해명이 부족한 점, 당시의 신문기사 외 사료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본부가 서울에 이전한 후 진주에서 운동 양상, 진주에서 유독 ‘농청’이 반형평 운동의 중심이 되었던 이유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명희 교수는 “형평운동을 지역사회에 발화하고 공론화한 지역 언론의 역할과 기여 또한 계속되는 형평운동의 역사에서 중요한 평가지점”이라고 했다. 그는 “형평운동이 과거의 사건에 머물지 않고 지금, 이곳의 문제로 현재화되고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오늘날의 (신)백정은 누구이며 어디에 존재하는지, 사회적 차별은 어떻게 자라는지를 둘러싼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했다.

히로오카 기요노부 준교수는 “근대 일본도 메이지 정부가 부락민의 신분 차별을 폐지하고 호적에 평민 신분으로 기재할 것 등을 지시했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차별은 해소되지 않았고 호칭 또한 신평민 등 차별 호칭이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기곤 광주전남연구원 연구관은 광주광역시를 중심으로 지역인권 증진 모색 방안에 대해서, 도모나가 겐조 부락해방인권연구소 명예이사는 일본 부락해방운동과 국제연대의 경험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26일 경상국립대에서 열린 형평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포럼에서 김중섭 경상국립대 명예교수가 ‘형평운동 연구 성과와 동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정웅교수습기자
26일 경상국립대에서 형평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 포럼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웅교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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