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어시장 "앞날이 막막합니다"
마산어시장 "앞날이 막막합니다"
  • 이은수
  • 승인 2023.08.24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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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최대 축제 코 앞에 두고 '망연자실'
“오염수 확산 전 수산물 사자” 손님 발길에도
가게 접어야 하나 상인들 얼굴은 ‘먹구름’

“내일이 1년 최대 대목 어시장축제인데, 앞날이 막막합니다!”

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어업인들을 비롯한 수산업계는 생존권을 걱정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경남 최대 마산어시장에는 25일부터 주말 사흘간 어시장 축제를 앞둔 상황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 소식을 접하고 상인들이 울상을 지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어시장 입구 풍물시장(야시장)에는 축제 대목을 노린 상인들이 오염수 방류라는 큰 벽 앞에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어시장이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오염수 방류 전에 신선한 수산물을 사러 온 시민들이 몰려 역설적인 장면도 일부 목격됐다.

주부 유모(마산회원구 내서읍)씨는 “일본 오염수 확산 전에 새우와 문어 등을 사러 왔다”며 “당분간 어류나 수산물 소비를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방류 직전 전어는 어시장에서 평소보다 2000원 오른 ㎏당 2만원에 거래되고 있었지만 상인들은 수산물 소비 위축 및 가격 하락을 크게 걱정했다.

전어를 팔고 있는 최모(65)씨는 “35년동안 어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가장 큰 위기인 것 같다”며 “이제는 말도 하기 싫다. 정치권에서 떠드는 것이 도움은커녕 생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마산수협 남성공판장 중도매인 진모(63)씨는 “한국 사람들이 여론에 민감한 편인데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수산물을 사서 집에서 먹기라도 했지만 이제는 아예 구매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코로나보다 더한 오염수 방류 직격탄에 횟집을 접고 전직을 고려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심명섭 마산어시장 상인회 회장은 “연근해에서 잡히는 수산물은 오염수와는 상관이 없지만 상인 입장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사람이 와야 시장이 선다”며 “정치권에서 우려를 불식시키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기철 마산수협장은 “정부에서 8000억원 지원을 거론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어업인 생계대책이 시급하다”면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다음달이면 유가까지 200ℓ당 3만원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라며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현수 창원시 수산과장은 “수산물 소비 촉진운동과 함께 수산물에 대해 세슘 및 방사능 안전성·수질검사 결과를 시 홈페이지에 올려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구매하도록 뒷받침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오염수 방류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반 만이다.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1시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류를 시작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마산어시장.
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어업인들을 비롯한 수산업계는 생존권을 걱정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마산 어시장 일부에서는 오염수 확산전에 수산물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도 목격됐다 이은수기자
갑오징어 손질.
마산어시장 축제.

 
전어 축제를 앞둔 마산어시장, 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어업인들을 비롯한 수산업계는 생존권을 걱정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마산 어시장 일부에서는 오염수 확산전에 수산물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도 목격됐다 이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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