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효 논설위원
광복 이후 대한민국 권력사를 살펴보면 새로운 정권이 탄생하면, 그 정권은 권력을 유지·재창출하기에만 급급했다. 과도한 힘을 실어주는 국가기관이 탄생했고, 이는 필연적으로 권력의 오남용으로 이어졌다. 그 기관은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돼 자멸하게 되고, 종국에는 정권마저 무너뜨리게 된다.
▶이승만 정권(1948~1960년)은 권력과 치안 유지를 위해 경찰에 과도한 권력을 실어주었다. 경찰은 정권의 충견이 되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부당하게 휘둘렀다. 경찰은 국민들로부터 타도의 대상이 됐고, 결국 대통령은 쫒겨났고, 정권 실세들은 죽임을 당했다. 그래서 이승만 정권을 경찰정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박정희(1961~1979년)·전두환(1981~1988년) 정권은 군사 쿠데타에 의해 창출된 군부독재정권이다. 군부에 권력을 과도하게 실어주었다. 보안사가 국가와 국민을 통제했고, 군인이 수장인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가 권력을 남용했다. 그 결과 대통령과 실세들은 암살·구속되는 등 종말은 비참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에는 ‘이제는 법대로 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검찰에게 힘이 실렸다. 김영삼 정권(1993~1998년)부터 현 윤석열 정권까지 검찰에 과도하게 힘을 실어주었다. 지금은 검찰이 과거 경찰과 군부 처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무제한의 권력은 스스로를 타락시킨다’고 했다. 검찰개혁 여론이 높다.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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