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학교 소방안전관리 책임자는 누구일까
[경일시론]학교 소방안전관리 책임자는 누구일까
  • 경남일보
  • 승인 2024.05.13 14:46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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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한중기 논설위원


‘공공기관 소방안전관리 규정’이 제정된 것은 2003년 11월의 일이다. 그 해 발생한 끔찍한 대구지하철 화재와 천안초등학교 합숙소 화재를 계기로 공공기관의 소방안전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일반 소방대상시설물과 달리 공공기관은 소방안전관리자 선임자격을 감독직 직위자로 정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공기관의 소방안전관리 업무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상주하는 학교의 소방안전관리 책임자는 누구일까. 학교장일까. 아니면 6~8급인 행정실장일까. 안타깝게도 20년이 지나도록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학교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로 아이들이 다치고 부상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책임공방이 끊이질 않고 있다. 2019년 9월 발생한 김해 영운초등학교 ‘방화셔터 끼임 사고’가 대표적이다. 사고는 당시 8살이던 피해 학생이 갑자기 내려온 방화셔터에 목이 끼면서 발생했다. 무산소성 뇌손상을 입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지만 5년이 지나도록 뚜렷한 책임자 처벌을 못하고 있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까지 만들어졌으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당시 학교 행정실장에 대해 소방안전관리자 책임을 물어 벌금 1000만원을 확정했다. 학교장은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됐다. 그렇다면 학교 소방안전관리자는 행정실장일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보니 파장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최근 진주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관행에 따라 행정실장을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하는 지시를 내렸지만, 행정실장은 법령상 감독직에 있는 학교장이 선임돼야 한다며 거부하고 있다. 경남교육노조는 지난 주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학교장의 행위를 일방적인 갑질로 규정하고, 조사를 촉구하면서 학교장을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 직후에도 행정실장은 감독직위에 있지 않기 때문에 학생을 포함해 교직원 전체를 지휘·감독하는 학교장을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대부분 학교에서 소방시설관리는 행정실장이, 소방훈련과 교육은 교감이 맡고 전체적인 관리와 책임은 학교장이 맡고 있는 만큼 소방감독책임자와 소방안전관리자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육감이나 학교장의 의지만 있다면, 사무분장을 조정해 교장이나 교감이 소방안전관리자를 못할 것도 없다는 시각이다. 실제 전국 1만285개 학교 중 22개 학교는 교장이, 20개 학교는 교감이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되어 있기도 하다.

반면 교육청은 ‘공공기관 소방안전관리 규정’을 근거로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교사들의 반발을 우려해선지 난감한 반응이 역력하다. 교사 입장에서는 교육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에게 소방 시설 점검·관리 등 소방 업무까지 맡기면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한 영역이라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임에 틀림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누구하나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사고만 없기 바라며 ‘폭탄 돌리기’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세월호·이태원 참사 같은 큰 재난을 당하고서도 여전히 안전 불감증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다. 그것도 교육현장에서 그러니 답답할 노릇이다. 법률상 명확한 책임소재 구분이 필요하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법률과 규정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 교육현장의 현실을 고려하면 학교장과 행정실장의 공동 안전 관리자 선임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책임소재를 서로 떠넘길 게 아니라 공동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해 교육현장의 재난을 예방하는 게 무엇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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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4-05-21 12:53:10
국가는 전문적인 안전관리를 원하는 건지 아무나 시켜서 가라서류만 잔뜩 만들기를 원하는 건지 모르겠다. 정말 안전한 국가를 만들겠다면 이 업무는 행정실이든 교사든 그 누구에게도 맡겨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닌가? 비전문가한테 안전을 맡기면 안전해지나? 법과 처벌조항만 던져놓고 일선현장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아무리 굴려봤자 특정 직원이 덤태기 쓰고 안전을 다 책임질 수가 없다. 온갖 분야를 넘나들며 지식과 권한이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더더욱. 세월호 이후로 국가가 역량은 없으면서 안전호소인 행세만 하려고 하니 비효율적 업무만 늘어났을 뿐 사회는 전혀 안전해지지 않았다. 그 잡다하고 막중한 법안들 지키느라 들어간 사회적 역량이 전혀 결실로 안 돌아오는데 그냥 10여년간 개짓거리만 한 거 아니냐

ㅇㅇ 2024-05-20 14:45:42
지난주 소방훈련을 했다.
월 초하는 전체회의 때도 공지하고 공문에 협조 결재도 맡았고, 교내 메신저로 2~3번 안내했다. 그래도 막상 당일날 되서 한 번 더 방송담당 교사한테 학생 대피 안내 방송을 해야된다고 말하니 듣는게 첨이라는 식으로 대꾸한다. 시나리오를 2~3번 줬음에도 말이다. 그제서야 시나리오 다시 보내달란다.
제 시간에 울려아할 사이렌은 울리지도 않아 급하게 방송실로 뛰어갔다.
첨해봐서 모른다고한다.... 한달 전부터 공지를 했으면 미리 테스트를 해보거나 준비를 해야하지 않나? 학생들은 화재대피 방송이 나와서 어슬렁 어슬렁 나온다.
그래도 혼내는 사람 하나 없다. 이래서 제대로된 화재훈련이 되는가?
동동거리는 사람들은 고작 2~3명 되는 행정실 구성원들 뿐이다.
그 와중에 교장은 출장중

법제화 안된 행정실에 온갖 책임! 2024-05-20 14:28:35
초등학교 행정실장이고 소방안전관리자입니다. 교내 후미진 창고에서 담배 피우는 교사들에게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해도 코대답도 안합니다. 교장님께 말해도 들은둥만둥합니다. 학교장이 소방안전관리자라면 어떨까요? 본인이 책임을 지고 있으니 소방안전에 관심을 갖고 단속할 것이고 교사들도 근평자인 학교장의 눈치를 보게 될 것입니다.
이게 바로 학교장이 소방안전관리자가 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아무런 권한도 없고 법제화도 안된 행정실장에게 책임을 지우면 제대로 된 소방관리가 될 수가 없습니다.

김성곤 2024-05-15 06:44:13
경남일보에 감사드립니다. 한중기 논설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학교 안전을 제대로 챙기겠습니다. 아이들이안전하게 놀고 공부하도록 제대로 일하겠습니다.

학교 안전에 계속 관심가져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4-05-14 19:09:51
근평을 쥐고있는 교장이.. 소방안전관리자는 행정실장이 하라고하면 어쩔수없이 선임 맡지만.. 그러다보면 학생 훈련까지 해야지 우겨대고..교육까지 디밀고 있는데.. 실상 그렇게 보면.. 영양사가 영양교육해주니 교사시켜줬고. 보건이 보건교육하니 보건교사시켜줬고.. 행정실장이 소방교육하면 국가직시켜주고.. 행정교사 시켜줘서.. 교장직까지 올라갈수 있게 해줘야하는거 아닌가요?? 최종 감독자인 교장ㅇ 소방안전관리자를 안맡게 되면서.. 모든 화재와 학생교육을 행정실에세 하게하고 책임까지 지우게 하는건 너무한 일 아닌가요? 이건 감독해야하니.. 교사에게 이거이거 하세여 하면.. 어디서 행정실장이 감히 교사에게 업무분장 시키냐고 발끈하는 교사들도 많은데... 일을 무작정 넘기려고맘 하지 말고.. 진중하게 생각들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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