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5월의 아쉬탕가
[경일춘추]5월의 아쉬탕가
  • 경남일보
  • 승인 2024.05.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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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영 시인
유승영 시인


오랜만에 요가원을 찾았다. 몸의 최적화가 필요했던 시기에 간절히 찾았던 아쉬탕가이다. 몸은 내가 쓴 만큼의 값을 하는 것 같다. 몸이 이렇게나 경직되도록 어떻게 보살핀 건지 모든 관절과 근육들은 하던 자세 말고는 낯선 듯 삐그덕 거린다. 지난여름, 태어나 처음으로 요가를 했던 날, 몇 가지 동작을 하는데 순식간에 땀이 비 오듯이 쏟아지고, 몸과 마음은 제각기 놀고 정말이지 팔 하나 다리 하나 내 맘대로 되지 않았던 날이 생각난다.

요즘 한창 유행인 필라테스는 아쉬탕가의 원형이며 요가의 동작을 변형해 만든 운동이다. 요가의 동작을 이용해서 간결하면서 상체와 하체의 근력을 더한 요가의 퓨전이라고 하면 되겠다. 정통요가의 아쉬탕가(Ashtanga)는 Astou와 Anga가 합쳐진 합성어로, Astou(숫자8) Anga(단계)를 의미하는데 8단계를 반복하는 동작으로서 ‘8개의 가지’라는 뜻이다. 명상과 집중을 중요시하며 금하는 것(Yama)과 권하는 것(Nyama) 그리고 자세(Asana)와 호흡(Pratyahara)에 중점을 두고 몸을 쓴다. 동작을 반복하면서 몸 건강은 물론 마음을 수련하는 동시에 몸의 균형을 세우는 운동이다.

몸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보호하고 가꾸어야 할 유기체이다. 이제부터는 우리는 몸에게 경의를 표하기로 하자. 몸을 다스리는 일은 마음을 다스리는 키워드이다. 요가는 나와 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몸에 힘을 빼는 것으로 몸과 마음의 근육들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기로 하자. 호흡을 가다듬고 아사나를 따라 했다. 다시 비오 듯 땀이 쏟아졌고 오로지 몸에 집중을 했다. 수리야 나마스카라를 연결하면서 태양을 경배하는 자세를 하면 마음이 웜업으로 따뜻해진다. 그렇게 근육을 데우고 호흡과 움직임으로 데워진 피는 장기의 불순물을 내보내기도 한다. 몸의 밸런스가 이렇게 중요하다니. 몸 안의 장기들이 제자리를 잡고 오른쪽과 왼쪽 좌우 균형이 맞혀지기도 하고 몸과 마음의 균형에도 도움을 주는 일이다.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분명히 그때는 되지 않던 아사나가 오늘은 척척 됐다. 순서도 동작도 그런대로 완벽했지만 양반다리를 하고 양팔의 힘으로 몸을 들어 올리는 아사나는 실패했다. 10㎝까지 무난히 들어 올렸었는데 5㎝도 들지 못하고 떨어지고 말았다. 몸은 오늘도 나를 살피고 있을 것이다. 몸에게 오늘은 어떤 말을 해 줄까. 어떤 마음과 어떤 생각이 나를 괴롭히고 있는지도 물어봐야겠다. 금하는 것과 권하는 것 그리고 자세와 호흡을 가다듬으며 나를 사랑하는 하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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