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2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7.12(금)7.11(목)7.10(수)7.9(화)7.8(월)7.5(금)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생의 흔적을 가늠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생의 흔적을 가늠 -김영빈(1974∼)아무도 못살 것 같던 척박한 땅에서초가 수북하게 꽂힌 생일케이크를 만났다.어둠이 해를 끄고 반딧불로 불을 붙이면저들만의 생일잔치가 벌어지겠지.치열했던 생의 흔적을, 초의 개수로 짐작해 본다.시인의 기발한 포착으로 인해 올 봄, 지상에 불 밝힌 클로버에서 생의 흔적들을 가늠해 본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내 보세요, 어머니!’ 여든세 개의 초를 꽂는 동안 반딧불이 같은 희미한 얼굴들이 모여든다. 오랜 세월 협곡을 지나온 것이 틀림없어. 툭툭 불거진 관절이 이를 대변하고 있는 요양원 사람들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06-16 09:03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고단한 잠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고단한 잠 -김남호빈 밥그릇 안에 들어가허기를 덮고 잠든 개삼시세끼의 길은 멀고도 험해서스스로 한 끼의 밥이 되어 허기를 속이는저 고단한 잠이여!‘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삼팔선(38세면 퇴직)’, ‘사오정(45세가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놈)’, ‘삼일절(31세면 절망)’, ‘청백전(청년 백수 전성시대)’, ‘취집(시집으로 취업 해결)’과 같은 단어는 2000년 들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실업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는 말이다. 자본에 따라 계층이 구분되는 이 사회에서 허기진 배를 끌어안고 빈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04-30 15:19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꽃사람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꽃사람 -김영빈민들레가 꽃을 굴려 꽃사람을 만든다.검불을 가져다 손발을 삼고벌, 나비 데려다 얼굴을 꾸밀거다.짓밟고 뽑아내는 사람들이 뭐가 좋다고사람 닮은 꽃덩이를 자꾸자꾸 굴린다.‘민들레’를 이르는 말은 여러 가지다. 그 가운데 ‘포공영(浦公英)’이라는 이름은 꽃이 피기 전의 민들레를 일컫는 이름이다. 중국 연변에 남아있는 민들레 관련 설화에 포공영은 왜구의 침입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어느 사내의 이름으로 전해진다. 홀로 남겨진 채 절개를 지키다 죽었다는 그의 아내 이름은 ‘민들녀’이다. 모든 꽃 이야기가 그러하듯, 민들레가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04-23 09:11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그리고 창은…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그리고 창은… -박지웅독사에게 물린 집을 보았다. 벼락에 물린 집을 보았다벼락이 집의 목덜미를 힘껏 움켜쥐고 있다꿈틀꿈틀 기어가 방 안을 들여다보는 벼락집 한 채 먹어치우는 저 차분한 독사들 주인은 미처 이름도 챙기지 못하고 떠났다 1960년대, 인본주의 지리학으로 새 바람을 일으킨 ‘이푸투안(Yi Fu Tuan)’은 ‘장소’를 일컬어 특정공간 안에서 이뤄진 무형의 서사에 대한 인식이라 규정했다. 공간이 물리학적 구성체라면 장소는 그 공간 안에서 체험되는 삶의 총체적 서사체라는 것이다. 이 허름한 집 한 채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04-15 16:30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2122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