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25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4.26(금)4.25(목)4.24(수)4.23(화)4.22(월)4.19(금) [주강홍의 경일시단] 파리의 교훈 (신영연) [주강홍의 경일시단] 파리의 교훈 (신영연) 산다는 건두 손을 마주 잡는 것겸손을 눈으로 말할 줄 아는 것기약 없는 날을 잘 견디는 것몸과 마음에 낀 먼지를 털어내는 것그러하여지금 각자의 자리에서나의 빨판을 쉬지 않고 비벼 닦을 것언제나 준비하는 겨냥은 생존의 본능, 저렇게 비벼대는 것도 나름 열심히 사는 증좌다.비록 낮춘 자세지만 언제나 양력을 얻어 허공에 제 길을 염탐하는 저 파리비행을 멈추고 경계를 살피는 지혜 또한 학습의 효과다견딜 줄 안다는 것은 나름 때를 안다는 것위태한 생존 속에서도 호흡을 가다듬는 태연함과겸손을 가장한 저 영악함은 술수 높은 책략에서 비롯된다.상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21-07-11 15:57 [강재남의 포엠산책 56] 고비사막3 (오세영) [강재남의 포엠산책 56] 고비사막3 (오세영) 흐느낌 같다비웃음 같다무섭도록 침묵한 공간을가냘프게 울리는저 휘파람 소리,가도 가도 지평선은 아득키만 한데태양이 우는 것인가.낮달이 웃는 것인가.사구砂丘에 낙타를 멈추고 문득뒤돌아본다.지지초우 그늘 아래서 하얗게 삭는 백골,속을 비운 정강이뼈 하나바람에 실없이 울고 있다적막한 우주에 던져진피리 하나. poem산책… 인간은 본래 온몸이 시였을 것이다. 밖으로 드러낸 나무뿌리가 백골이 되고 백골은 악기가 되는 일. 무섭도록 침묵한 공간을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내는 울음은 휘파람이 되는 일. 현상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분명 인간의 몸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21-07-04 15:10 [주강홍의 경일시단] 금에서 발견한 틈 (박기원) [주강홍의 경일시단] 금에서 발견한 틈 (박기원) 벽에 금이 갔다양쪽을 하나같이 바라볼 수 없게 생겼으니이쪽을 살피고 저쪽을 외면하게 생겼다저쪽을 살피고 이쪽이 섭섭하게 생겼다속살일 수 없으니 귓속말이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더 이상 무마의 땜질 따위로 결속을 소비할 순 없는 일더 이상 못 본 척해야 할 일만 남은 건 아닐까갈라진 틈으로 작은 생명들이 집을 짓는다방심한 틈으로 사람이 집을 비운다이대로 익숙해질까우리, 제대로 아물 수 있을까 온전한 것들도 압력을 받으면 균열이 생기고 틈이 만들어 진다.외부의 층격이든, 내부의 갈등이든 벌어진 틈바구니는 여간 흉하지 않다.더러는 그 틈새 경일시단 | 박성민 | 2021-06-27 16:30 [강재남의 포엠산책 55] 손가락선인장 (정성원) [강재남의 포엠산책 55] 손가락선인장 (정성원) 장마가 시작되면 마르는 것을 생각해비의 그림자가 버석거린다 냄새는 말캉하고죽으면서 경쾌한 비젖는 곳이 있다면 한쪽에선 증발하는 마음공평한 방식으로 비가 내린다비의 얼룩이 지워지면 백단이 핀다오아시스로 가자, 서로의 손가락을 깨물며 광활한 모래 언덕으로 가자갈망은 처음부터 목이 마르는 목적을 가졌지그것은 행선지를 방황하는 모래알갱이처럼 우리의 방황이 깊어진다는 말등을 구부릴 때마다 굴곡진 생의 촉수를 달고한 번도 내 편인 적 없는 너를 생각할래백단 숲에 손가락이 핀다알 수 없는 감정이 괜찮다는 표정으로 흔들린다비의 내용을 기록하는 손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21-06-20 16:43 [주강홍의 경일시단] 막도장 (신순금) 나를 막 사용해도 홀대해도 참았습니다내 몸 하나 담길 곳 없이맨몸으로 살았습니다내가 들어갈 자리에 타원형으로 가볍게족적을 남기곤 서랍에 뒹굴다가 곧 잊히기도 했습니다행운의 대추나무도 값비싼 상아도 아닌그저 살아온 삶,언제부턴가 모습을 바꾸고 싶었지만아무리 애를 써도 각인된 이름마저 무뎌져중요한 자리엔 늘 뒷전이었습니다이제 이별의 날이 왔습니다서류 한 장으로 타인이 되어야 합니다살아온 이력 때문이거나 지난 생을 뒤돌아보지 않기 위해혼인 서약에 찍었던 막도장마지막 서류에도 같은 족적을 남겨야 합니다이제부터 막살지 않겠습니다 문득 주변을 경일시단 | 경남일보 | 2021-06-14 03:12 처음처음이전이전1234567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