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과 우수가 서풋서풋 지나가더니 논두렁 밭두렁에서 냉이, 달래, 해쑥이 우우 올라온다. 언제부턴가 우리 동네 앞 길턱에서 짐차를 세워두고 푸성귀를 파는 한 아주머니가 있다. 그니는 누비 앞치마를 입고 단골손님이 오면 이모야, 이모야 하면서 다뿍 덤을 얹어주기도 한다. 납작한 빨간 대야마다 시금치, 취나물, 돌나물, 상추, 부추, 우엉, 머위를 시울나붓이 담아 놓는다. 햇양파와 미나리, 풋마늘은 단으로 묶은 채 옆옆이 갖추고 애호박 무더기를 더 늘어놓고 퍼질러 앉아 쪽파를 다듬는다.그니는 종이상자를 찢어 글씨를 되는 대로 ‘에호박한
경일춘추 | 경남일보 | 2016-04-05 11:29